뜨거운 감자 많은 의약계···尹 당선자, 직역 조율 '시험대'
의협-병협·한의협, 간협-간무협 등 핵심 의제 포함 요구안 '배치' 다수
2022.03.16 06: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건의료계의 청구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각 직역 간 요구사항이 타 직역과 배치되는 상황이 빈발하면서 윤 당선자의 ‘조율’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의사인력을 둘러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한의약의 보건의료정책 편입 등을 사이에 둔 의협과 대한한의사협회, 간호법 제정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법정단체화를 둔 대한간호협회와 간무협 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하나 같이 윤 당선자의 ‘정치력’이 필요한 주요 현안이다.
 
의사인력 관련 의협-병협 ‘시각차’
 
데일리메디 ‘특별기고’에서 의사인력 양성을 놓고 의협과 병협 간 시각차가 나타났다.
 
정영호 병협 회장은 ‘새 대통령에 바란다’를 통해 지속적인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의료공급 인프라 구축 방안으로 의사인력 양성 방안을 꼽았다. 정 회장은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적정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부응하는 의사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의 도화선이 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과도 동 떨어질 수 없는 이야기로,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이필수 의협 회장도 마찬가지 기고에서 코로나19 시기 의사들의 사기를 꺾지 않기를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정책은 우리나라 의료현시로가 다소 동 떨어진 내용이 많았다”며 “의협 등 전문가 단체와 충분히 논의나 소통 없이 일부 학자들의 잘못된 시각에 의존한, 의료현실과 맞지 않은 정책이 지속적으로 행해져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와의 사투를 거론하며 “의료인들의 헌신과 노력을 인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과 존중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로 번아웃 직전인 의료계에 또 다른 짐을 씌우지 말아 달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기기 활용·한의약 건보 보장성 등 의협-한의협 ‘확전’ 촉각
 
현대 진단의료기기 활용과 한의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을 사이에 둔 의협과 한의협 간 대립도 눈에 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대립해 온 양측의 갈등은 윤 당선자를 계기로 확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의협은 윤 당선자에게 ‘보건의료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달라고 했다. 특히 한의사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활용, 한의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한의 비급여 실손보험보장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의협이 요구한 내용들은 의협이 사활을 걸고 반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의협 전임 집행부 시절부터 구성된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협 한방특위)에서는 첩약 시범사업에 대해 수차례 문제제기를 했다.
 
가장 최근인 이달 4일에는 혈액검사·소변검사·경피적 전기신경자극치료(TENS)·도수치료 등을 간호사·물리치료사 등에 처방한 한의사에 대해 징역 1년형이 선고된 것과 관련해 “의학교육을 받은 의사만이 진료 목적으로 가능함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협과 한의협 간 오랜 갈등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확전 일로에 들어설 가능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 셈이다.
 
간호법·간무협 법정단체화, 간협-간무협 ‘출구 없는’ 갈등
 
간호법 제정과 간무협 법정단체화 등을 둘러싼 간협과 간무협 간 출구 없는 갈등도 관심이다.
 
간호법 제정을 목표로 경주중인 간협은 의협·간무협 등 10개 단체와 대립 중이다. 간무협은 법정단체화와 간무사 전문대 양성 제도화 등이 받아들여진다면 간호법 제정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다고 했지만, 간협은 이마저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 간무협 법정단체화와 관련된 논의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있었으나, 간협 반대에 부딪혀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넘지 못했다.
 
간협은 논평을 통해 “약속한 간호법 제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지와 독려를 해달라”고 했으나, 간협-의협·간무협 등 10개 단체와의 갈등이 풀리지 않은 이상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마찬가지로 간무협도 “윤석열 정부에서 간무사 전문대 양성과 간무협 법정단체 인정이 꼭 이뤄져 일하면서 배울 수 있고, 노력하는 기회를 보장 받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처방 의약품 배달 플랫폼과 갈등 중인 대한약사회는 “약제 서비스 등 보건의료분야가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미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활동 중인 닥터나우 등 업체와 대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