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을 두고 의사단체와 간호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의사단체는 최근 열린 각시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간호법 저지를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반면,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 필요성을 전 국민에게 홍보하기 위해 전국 순회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월 24일 올해 첫 시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 시작을 끊은 대전광역시의사회는 간호법 폐기를 위해 최후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대전시의사회 대의원회 나상연 의장은 “간호법 저지를 위해 의협과 함께 할 것”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협회와 회원 명운을 걸고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의사회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등을 관에 묻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박유환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은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의료계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을 관에 넣어 영원히 묻어버리고자 한다"고 외쳤다.
부산시의사회 역시 의료계 현 사태를 '의약분업 이후 최대 위기'라고 진단하며 간호법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천명했다.
부산시의사회는 간호법 저지를 위해 최근 회원들의 탄원서 수천장을 18개 지역구의원실에 전달하고 민주당사를 방문해 의원들에게 간호법의 부작용 등을 설파했다.
또한 지난달 24일부터 김태진 회장을 시작으로 부산진구 범천동 민주당 부산시당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태진 회장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의료계를 뒤로하고 야당이 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뭉쳐 이번 싸움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전북의사회, 충남의사회 등도 대의원총회에서 간호법을 언급하며 악법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간협 “간호법 중요성 전국에 알린다”…민트천사캠페인 시작
이에 대항하는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을 온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민트천사캠페인 민심대장정’을 시작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을 비롯한 간호사 300여 명은 22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간호법이 온 국민의 건강행복법이 되는 날을 고대하며 전국 순회 민심대장정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민트(Min-T)천사'란 민심을 트고 국민과 소통하는 간호사들이란 뜻이다. 협회는 민트색을 min’T(민+트)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색으로 지정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간호법을 지지하는 그대가 민트천사”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영경 회장은 “간호법은 대선과 총선 공약을 통해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이라며 “간호법은 변화된 보건의료 환경에 발맞춰 간호·돌봄에 대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반영한 부모돌봄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법 제정을 통해서 숙련된 간호인력을 양성하고,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 적정하게 배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초고령사회에 가장 시급한 간호돌봄체계를 구축해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호협회 전화연 이사 또한 “간호법은 고령화시대 간호인력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아이, 노인 돌봄의 새로운 생활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언젠가는 돌봄 대상이 된다. 간호법 제정을 통해 부모님 돌봄을 간호사들에게 맡겨달라”고 덧붙였다.
민트천사 캠페인 민심대장정을 시작한 대한간호협회는 국내 코로나 첫 발생지였던 대구를 찾아 대구간호협회 및 간호사들과 함께 대구 경북지역에서 간호법 알리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간호협회는 “대구에 이어 부산, 대전, 광주, 인천 등 5개 지역방문이 약 1주일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5개 도시 순회방문 캠페인이 끝난 이후에는 제주, 강릉, 전주, 청주, 수원, 울산, 공주 등에서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