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만 늘리면 소아청소년과 문제가 정말 해결되는가? 의대정원 확대 시 국가 전체 예산에서 보건의료비용 증가만 불러올 것이다."현재 필수의료 영역 소생을 위한 대책으로 의대정원 확대가 지목된 가운데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정확한 해법이 아니라면서 반대하고 있다. 반대 논리 핵심은 필수의료 활성화 효과 미미와 국가 의료비 급증이다.
아무리 의사 인력을 늘려도 현재 3D업종으로 인식되는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에 인력이 유입될 요인이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 16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사증원 논의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우봉식 소장은 "현재 필수의료 위기는 전문영역인 의료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왜곡하고 인구사회학적 변화를 예측하기 못했기 때문"이라며 "의사를 형사 처벌하는 과도한 사회 분위기와 저수가가 필수의료 탈피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우 소장은 정원 확대 주장에 대해 이는 의사인력과 건강보험 재정(의료비용)의 관계성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펼쳤다.
향후 의대정원 확대 시 2040년에는 국가 전체 예산대비 요양급여비중이 17% 이상에 도달하고, 의대정원 증원을 1000~3000명으로 가정하면 2040년에는 20% 수준까지 급증한다.
과거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요양급여총액은 24조8615억원에서 86조7139억원으로 약 3.49배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가한 의사수는 6만5534명에서 10만8976명으로 1.65배로 증가했다.
"OECD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신경외과 의사 배출했지만 뇌출혈 수술할 의사 없는 한국"
이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의사 수 증가에 따라 국가의료비 증가 예측은 간단한 사실이며 이는 각종 데이터에서도 목격되는 공통된 현상이다.
우 소장은 의대정원 확대에 앞서 ▲당직의료인 규정 개정과 의사인력 확보 ▲요양병원 의사인력 기준 개정 및 의사인력 확보 방안 ▲전공의 수련 교육과정 개편과 필수의료 인력 확보 방안 ▲인구사회적 변화에 따른 전공의 TO 조정 ▲의사 재교육 또는 원로의사 인력 충원 등을 지역의료 인력 확보 방안으로 제안했다.
우봉식 소장은 "의사를 충분히 양산하면 남는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로 가지 않겠는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OECD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신경외과 의사를 배출했음에도 뇌출혈 수술을 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로 우린 이미 답(答)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수익도 낮고 민형사 소송 확률까지 높은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할 강심장 의사는 그리많지 않다는 토로다.
"인턴제도 대신 2+3년 수련제도 개편 통해 필수의료 인력 유입 검토"
신응진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수련제도 변화를 통해 필수의료 문제 완화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신응진 정책위원장은 "인력을 늘린다고 필수의료로 인력이 이동할지는 의문"이라며 "의대만 졸업 후 면허를 따면 누구나 개업이 가능한 우리나라 현행 제도의 문제를 고려할 때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행 인턴과 레지던트 제도를 개편해 인턴제도 대신 2+3년 수련제도 개편을 통해 필수의료 현장에 도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의사들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