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학기도 파행···국립대 등록률 3.8%·학사 연기
겨우 180명 등록금 납부, 7개교 'I' 학점 도입···의대생들 "낼 이유 없다"
2024.10.02 05:48 댓글쓰기



사진출처 연합뉴스 

대학가 2학기가 시작됐지만 의과대학은 여전히 학사일정이 정상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의대생 단체가 "외양간을 다 부숴놓고 돌아오라는 것이냐"며 등록 거부 입장을 밝힌대로, 실제 이달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 9곳의 2학기 등록금 납부 비율은 겨우 3.8%에 그쳤다. 


국립·사립대 등 36개 대학은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해 1학기 종료 시점 및 성적처리 기간을 미룰 예정인 상황이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운영 방식 자체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남대 87명 전북대 24명 충남대 23명 등록···제주대 0명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의대 등록금 납부 현황을 보면 학생 복귀율은 처참했다. 


대학알리미 공시 상 국립의대 재학생으로 집계되는 9개 대학 총 4696명 중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인원은 겨우 180명(3.8%)에 그쳤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전남대가 87명으로 그나마 가장 많은 인원이 등록했다. 전북대 24명, 충남대 23명, 충북대 14명, 경상국립대 14명, 부산대 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강원대는 3명, 경북대는 2명만 등록했고 제주대는 현재까지 등록한 학생이 없었다. 


자연스레 의대생들의 수강신청도 저조했다. 277명(5.9%)만이 2학기 수강신청을 한 상태다. 이는 전체 재학생의 5.9% 수준이다. 


의대들, 1학기 연장·학년제 전환 등 고군분투···7곳 'I' 학점 도입   


의대들은 학사 운영 파행을 막기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총 40곳 중 36곳이 1학기 종료 시점 및 성적처리 기한을 미뤘거나 미룰 예정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지난 5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의대 40곳 2024학년도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적용 현황'을 공개했다. 총 37곳이 자료를 제출했다. 


학교들이 시행 중인 조치는 ▲1학기 연장 ▲학년제 전환 ▲성적처리 연장 등으로, 이들 방안을 복수로 적용하거나 적용을 논의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세 방식 중 하나라도 도입을 마친 대학은 33곳이었다. 


1학기 종료 시점을 미뤘거나 조치 중인 의대는 26곳이며, 학년제로 이미 전환했거나 이를 추진 중인 의대는 12곳, 1학기 성적처리 기간을 미룬 의대는 30곳으로 집계됐다. 


논란의 'I(미완) 학점'을 이미 도입한 곳은 7곳, 논의·검토 중인 곳은 6곳이었다. 학칙 등 개정에 대해서도 대다수 대학은 "한시적 특례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편법적' 학사운영은 학생 복귀를 위한 근본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숙 의원은 "2학기가 개강한 상황에서 의대생들 복귀율이 현저히 낮은 상황인데도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며 "하루빨리 학생들과의 대화에 나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생協 "망가진 학사일정, 등록금 납부할 이유 없다" 반발 


의대생들도 이 같은 정부와 대학의 조치에 대해 "학사일정이 다 망가졌는데 왜 복귀하고 왜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지난달 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정부의 '의과대학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비판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수업거부 철회 시 'I' 학점 도입 등 유급을 면하게 해주는 내용 등이 담겼는데, 이에 대해 의대협은 "교육과정도 모르는 교육부 장관님, 진급만 시키면 선진 의학교육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교육부가 나서서 의학교육의 질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게 의대협 입장이다. 


의대협은 "기존 의대생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강 없이 수업을 들으면서 1~2월 개강, 8월 개강 등의 과정을 따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망가진 학사일정을 주고 학생 복귀를 외치는 것은 외양간을 다 부숴놓고 돌아오라고 하는 것이다"며 "2학기 등록금 납부 불가는 당연한 수순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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