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의약품 판매량 증가와 신약 개발 성과 등에 따른 것이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동아쏘시오홀딩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쏘시오홀딩스, 보령, JW중외제약, 삼일제약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미약품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1조 4909억 원에 영업이익 2207억 원, 순이익 1593억 원을 달성했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94억 원(11.97%), 영업이익은 626억 원(39.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4.8%다.
한미약품은 MSD에 기술수출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구 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과 개량·복합신약 지속적 성장세 등이 실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1위 매출을 달성한 원외처방 부문에서만 직전 연도 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로수젯(이상지질혈증) 1788억 원, 아모잘탄패밀리(고혈압 등) 1419억 원, 에소메졸(역류성식도염치료제) 616억 원과 비급여 의약품인 팔팔(발기부전) 425억 원, 구구(발기부전/전립선비대증) 2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3개 분야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개별기준으로 매출 1조 2220억 원, 영업이익 1334억 원,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 성장했고, 영업익률도 2% 포인트 상승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약 1조3600억 원대 기술수출을 성공했다.
2023년 1월 중국 CS파마슈티컬즈와 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에 대한 4130억 원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2월에는 브라질 제약사 목샤8과 1150억 원 규모의 엔블로의 중남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미국 생명공학 투자회사 애디텀바이오의 자회사 비탈리바이오에 6390억 원 규모로 자가면역 치료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이전했다.
지난해 말에는 자이더스 월드와이드 디엠씨씨와 1220억 원 규모로 항암제 DWJ108U(류프로라이드아세트산염) 데포 주사제 미국 내 임상 개발 및 상업화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또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에 엔블로 공급을 위해 러시아 제약사 파마신테즈와 770억 원 규모로 계약을 마쳤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70억 원, 매출액 1조1319억 원을 기록했다고 2월 1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3.5%, 11.5%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최대 실적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매출 증가 배경으로 전 사업회사의 고른 외형 성장을 꼽았으며, 주요 사업회사인 동아제약, 용마로지스, 에스티젠바이오의 이익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요 계열사인 동아제약은 △박카스 사업부문 △일반의약품 사업부문 △생활건강 사업부문 등 전 사업부문에서 성장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2%가 늘어 6310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5%가 증가한 796억 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6694억 원, 영업이익 246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영업이익은 124.4%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136억 원으로 167.1% 증가했다.
종근당은 작년 11월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총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2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9.3% 증가한 1963억 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1% 급증한 6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매출 성장은 삼일제약의 주요 품목인 '리박트'와 '모노프로스트 점안액' 등 지속 성장이 견인했다. 또 ETC사업부·안과사업부·CNS사업부에서 고른 매출도 실적에 주효했다.
보령·JW중외제약, 작년 최대 실적 이어 올해 '1조 클럽' 기대
올해도 제약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보령, JW중외제약은 올해 '1조 클럽(매출액 1조 원)' 입성이 기대된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액 8596억 원, 영업이익 683억 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재작년과 비교해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보령은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모든 분기에 매출액 2000억 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문의약품은 경기 민감도가 낮은 필수 소비재라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했고 이것이 매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보령은 HK이노엔과의 계약을 통해 판매하게 되는 '케이캡' 등 대형 도입 제품들의 시너지로 올해 매출이 더욱 성장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JW중외제약은 5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7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96억 원으로 전년(630억 원) 대비 58.2%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299억 원) 대비 16.7% 증가한 34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일회성 기술료 수익없이 업계 최고 수준인 13.3%로 집계됐다.
올해는 리바로를 비롯해 리바로브이, 리바로젯 등 리바로 패밀리 제품과 수액제, 헴리브라 판매로 매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