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케이캡 물질(화합물) 특허 소송에 승소하면서 제약사들의 제네릭(복제약) 제품 출시에 제동이 걸렸다.
물질 특허 승소에 이어 결정형 특허 소송도 HK이노엔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HK이노엔이 남은 소송도 승소하면 다른 제약사들의 제네릭 진입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HK이노엔(대표 곽달원)은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테고프라잔) 화합물(물질) 특허(특허 제 1088247호)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승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케이캡은 국내 제30호 신약으로 승인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2018년 출시 이후 빠른 성장으로 시장 선두에 올랐고, 작년에만 1500억 이상의 처방 실적을 달성했다.
현재 케이캡은 2031년에 만료되는 화합물(물질)특허, 2036년 만료 결정형 특허가 존재한다.
여기서 물질 특허 존속기간의 경우 의약품 연구개발에 소요된 기간을 인정받아 기존 2026년 12월 6일에서 오는 2031년 8월 25일까지 연장됐다.
2026년 조기발매 목적 특허 소송···삼천당제약 등 적극 추진
지난해 1월 삼천당제약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물질 특허 회피를 위해 HK이노엔을 상대로 물질특허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하면서 특허 분쟁이 본격화됐다.
삼천당제약 등은 케이캡 허가 적응증 중 최초 허가 적응증을 제외하고 후속 허가 적응증으로만 출시하려는 일명 ‘적응증 쪼개기’ 전략으로 2026년 제품 출시를 위해 특허 회피를 추진했다.
현재 케이캡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5개다.
해당 적응증 모두 물질 특허가 2031년 8월 만료인데, 문제는 물질 특허가 연장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적응증들의 허가 시기에 차이가 있었다.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2개 적응증이 우선적으로 물질특허가 연장됐고, 나머지 3개 적응증은 추가적으로 물질특허가 연장됐다.
실제로 특허 회피 대상이 되는 적응증도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으로 한정됐다. 이들 적응증의 연장 전(前) 특허만료 기간은 2026년 12월이다.
그런데 최근 HK이노엔이 물질특허 소송에서 승소하게 되면서 오는 2031년까지 케이캡 시장 독점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정형 특허' 소송 영향 촉각···HK이노엔 승기 잡을까
케이캡의 또 다른 특허 소송 ‘결정형 특허’는 제네릭사 59곳이 승기를 잡은 바 있다.
금년 3월 삼천당제약 등이 HK이노엔을 상대로 청구한 케이캡 결정형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 1심에서 ‘청구 성립’ 심결을 내렸다. 이 때문에 국내사들 제네릭 진입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심판을 청구한 업체는 ▲삼천당제약 ▲광동제약 ▲한국유니온제약 ▲오스코리아 ▲삼아제약 ▲고려제약 ▲진양제약 ▲동화약품 ▲비보존제약 ▲삼성제약 ▲위더스제약 ▲명문제약 ▲일성신약(현 일성아이에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코스맥스파마 ▲안국약품 ▲HLB제약 ▲보령바이오파마 ▲동구바이오제약 ▲대화제약 ▲동국제약 ▲국제약품 등이다.
최초 심판 청구는 삼천당제약이었고, 청구 날짜는 2022년 12월 24일이었다. 특허소송의 경우 최초 심판을 제기한 이후 14일 내 참여한 업체는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결정형 특허 관련, HK이노엔 측이 1심 심결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해당 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가고 있다. 결정형 특허 존속기간은 2036년 3월 12일까지다.
결과적으로 최근 HK이노엔의 물질형 특허 승소로 인해 제네릭 진입 허들이 다시 높아진 만큼 결정형 특허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K이노엔이 이번엔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될지 향후 소송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이 이번 심판에서 패소했다면 신약의 연장된 특허권을 지나치게 축소시켜 특허권자들이 후속 연구를 포기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심판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