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김태원 교수가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 투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한미약품 신약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이 최근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누적 승인 건수가 37건을 넘어섰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 RAF 저해 표적항암제 ‘HM95573(벨바라페닙)’이 9월 4일 악성 흑색종 대상으로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벨바라페닙은 이번 흑색종 포함 고형암(폐암, 대장암 등) 환자 대상으로 전체 누적 사용승인이 37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개인별 환자 대상으로 꾸준히 승인 받아왔다.
사용승인 신청 병원은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생명이 위급하지만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다.
의사 판단에 따라 사용 신청, 식약처가 승인하면 환자 투약이 가능하다. 중대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할 시 위험보다 이익이 크다고 판단될 때 이용할 수 있다.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 전달을 매개하는 물질의 경로이자 변이되면 암을 유발하는 라프(RAF)와 라스(RAS)를 억제하는 면역항암제로, 2016년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기술이전된 물질이다.
당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8000만 달러(한화 약 1090억원)를 수령했으며, 개발 단계별 기술료를 포함 최대 계약금액은 9억1000만 달러(약 1조2353억원)에 달했다.
제넨텍은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두 개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벨바라페닙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한국 내 연구는 한미약품이 맡은 상황으로 국내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다만 제넨텍은 현재 ‘벨바라페닙’의 환자 모집을 중단하면서 일각에서 물질 반환 우려가 일부 나오기도 했다. 제넨텍이 암 면역학 연구부서를 폐쇄하고 우선순위를 재설정 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측은 계약 해지나 반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국내 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확대 해석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BRAF 변이 고형암 환자’ 대상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 병용 임상 1b상 연구(HM-RAFI-103)를 공개하는 등 개발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병원을 중심으로 치료목적 사용 승인 신청이 지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벨바라페닙 효능을 확고히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혁신 치료제를 빠르게 상용화해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