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MASH(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 舊NASH) 치료제가 탄생했다. 이번 치료제의 시장 진입 이후 경쟁사 MASH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 진입을 위해 관련 제품 임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사 신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미국 제약사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대사질환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디롬)’를 사용 승인했다.
레즈디프라는 간 지향성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THR)-β 작용제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주요 원인을 타켓팅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하루 한 번 투약하기 때문에 복용 편의성도 장점이다.
니콜라이 니콜로프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박사는 승인 배경에 대해 “눈에 띄는 간 흉터가 있는 MASH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약물이 없었다”라며 “이번 승인으로 환자들에게 식이요법과 운동 외에 처음으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MASH는 고지방 식단 및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으로, 증상 악화시 간경변 및 간암으로 이어진다. 간 염증과 간 섬유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동안 필요성은 컸으나 허가된 신약은 없었기에 의미가 더욱 큰 치료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M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4억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약 4조4000억, 금년 6조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오는 2026년에는 약 33조원까지 커질 것이 점쳐진다.
국내 제약사 신약 임상시험 등 잰걸음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 여부에도 상당한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현재 국내에서 관련 제품 임상을 진행 중인 제약사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이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지난 2020년 미국 MSD에 기술이전해 글로벌 2b상이 진행 중이며, 동일 적응증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자체 개발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무대에서 R&D 결과를 많이 알리고 그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던 한 해 였다”며 “독보적 R&D 역량이 ‘세상에 없는 혁신적 신약’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와 개발 중인 MASH 신약 ‘DA-1241’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DA-1241는 시타글립틴 병용 투여 전임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DA-1241은 GPR119 작용제 기전(GPR119를 활성화해 혈당 강하 및 지질대사를 개선)의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로 올해 하반기 임상 2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YH25724(GLP-1/FGF21)’의 임상 1b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만 및 MASH 치료제 YH25724 연구 시작일은 2014년으로,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금년 말 임상1b상 종료가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현재 비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점적 권리를 갖고 글로벌 임상시험, 허가, 상업화 등을 진행하게 된다. 공동연구 및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MASH 기존 명칭은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이었지만 글로벌 주요 간학회에서 공동 입장문을 통해 작년 11월 부터 명칭을 변경해 MASH 치료제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