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타, 남성형 탈모 새 치료옵션 가능성 제시'
박병철 교수 '투약 6개월부터 모발 증가 확인, 부작용도 거의 없어'
2019.04.17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국내 최초의 보톨리눔 톡신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탈모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나보타는 미간주름 적응증에 이어 지난해 10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눈가주름 적응증을 획득하며 미용치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편두통이나 다한증, 요통 등의 질병을 치료에도 사용된다. 이 외에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하기 위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형 탈모치료에 관한 연구자 임상결과가 최근 심포지엄 등을 통해 발표됐다. 남성형 탈모 치료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나보타 보톨리눔 톡신 치료’ 연구를 진행한 단국대병원 박병철 피부과 교수[사진]를 만났다.  

Q. 나보타 활용한 탈모치료 연구 배경은
보톨리눔 톡신이 흉터 예방 목적으로도 사용되는데, 그 기전 중 하나가 흉터에서 나오는 섬유아세포에서 발현되는 'TGF- β1' 분비를 톡신이 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탈모 원인인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가 TGF- β1를 생성해 머리카락이 빠지게 한다는 연구 논문이 있다. 섬유아세포와 모낭을 구성하는 핵심 세포인 모유두세포가 모두 중배엽 기원 세포로 일부 유사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보톨리눔 톡신이 모유두 세포에서도 비슷하게 TGF- β1을 억제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했다. 이 가설을 규명하기 위한 세포실험으로 모유두 세포를 배양한 후 배양세포에 DHT를 첨가하면 96시간 후 TGF- β1의 분비 증가가 관찰됐고, 여기에 나보타를 추가하니 대조군 대비 TGF- β1가 억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이 같은 기초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남성형 탈모에서의 나보타 톡신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식약처의 탈모 임상 연구 가이드를 따라 연구를 수행했다.

Q. 남성 탈모 기전은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된 후 이 물질이 모낭에 작용해 탈모가 생긴다. 그런데 DHT가 탈모 부위 모낭에 작용한 후 어떤 기전으로 탈모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선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대표 기전 중 하나로 DHT에 의한 TGF- β1의 분비 증가가 탈모 원인으로 꼽힌다. TGF- β1이 표피의 각질세포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나보타는 모낭에서 분비되는 TGF- β1 분비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탈모를 치료한다.  

Q. 용법, 용량 등 연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모낭 주변의 진피-지방 경계부위에 나보타를 주사했다. 한 번 치료 시 보톨리눔 톡신 30U, 월 1회로 총 24주간 6회 치료해 전체 180U의 보톨리눔 톡신을 두피에 주사했다. 참고로 기존 논문에서는 1회 주사에 150U의 보톨리눔 톡신을 주사했으며, 6개월 간격으로 추가 주사해 12개월 동안 300U을 주사했다. 
 
Q. 임상 결과는

세포 실험에서 나보타 보툴리눔 톡신의 탈모 치료 기전을 확인한 후 임상적 유의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탈모에 대한 임상 연구는 6개월간 진행됐다. 식약처 임상 가이드라인은 1차 유효성 평가에서 모발 확대경 검사로 단위 면적(1㎠)당 모발 갯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는지 확인하고 전문가 육안평가, 피험자의 주관평가 등으로 구성된 2차 유효성 평가로 이뤄져 있다.  보톨리눔 톡신으로 치료한 후 3개월 즈음에는 모발 양의 변화가 크게 없었다. 그러나 6개월째에 접어들면서 1㎠ 당 약 7개의 모발이 증가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했다. 전문가의 육안 평가 및 피험자의 주관 평가에서도 치료 전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했다. 

Q. 기존 탈모치료제와 비교하면 
이번 연구는 보툴리눔 톡신의 탈모 효과를 확인한 탐색 연구(pilot study)이므로, 기존의 피나스테리드 등과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피나스테리드와 같은 5알파 환원억제제는 현재로서는 탈모에서 가장 강력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약제임이 틀림없다. 나보타에 의한 탈모 치료 효과 연구는 이제 첫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 기존 연구와 비교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어렵다. 다만, 탈모 치료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피나스테리드 복용과 미녹시딜 국소 도포, 혹은 저출력 레이저 치료 등 여러 복합 치료가 진행되고 있어, 보톨리눔 톡신 치료도 병용 옵션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Q. 부작용은 없나
치료 전후 활력 징후(혈압 등), 혈액 검사 비교, 전문의 진찰 등에서 나보타 치료에 의한 직접적인 부작용은 연구 기간 동안 그리고 그 후 1년 동안 보고되지 않았다. 

Q. 향후 계획은

기존 연구에서는 보툴리눔 톡신을 30U 사용했지만 후속 연구에선 용량 부분을 추가 진행하고자 한다. 남성형 탈모뿐만 아니라 여성형 탈모에서의 적용 가능성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를 국내외 다양한 학회에서 발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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