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한국과 일본 보건당국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약제비 지출을 줄이고자 약가제도 개편에 나선다.
송영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사진 左]과 유모토 다카후미 후생노동성 의정국 경제과 주무관[사진 右]은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연일 '제4회 한일 의약품 의료기기 민관 공동 심포지엄'에서 양국의 약가체계 동향과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두 나라는 의료보험제도를 통해 국가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OECD 약제비 지출 현황을 보면 한국과 일본이 각각 6위(21.3%)와 8위(19.7%)에 올랐다.
OECD 국가 평균 약제비 비중이 16.1%란 점을 감안하면 약가 부담이 큰 편이다. 특히 한국은 건강보험 진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이 2016년 15조4287억원, 2017년 16조2000억원, 2018년 17조 8669억원으로 증가세다.
송영진 복지부 사무관은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약제비 부담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정부는 약제비 규모를 적정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정책들을 담은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유모토 다카후미 주무관도 "국민 개보험의 지속성과 이노베이션 추진이란 두 목표가 양립하면서 국민 부담은 줄이되 의료 질 향상을 실현할 수 있는 약가제도 근본개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 모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건강보험료가 지속 상승함에 따라 세부 항목인 약제비를 적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약가제도를 손보는 것이다.
약가제도 개편 방향은 기존 의약품과 신약으로 나눠 진행하며, 기존 의약품의 경우 약가재평가를 자주 실시해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약의 사용량을 조사해 약가 인하를 유도하고자 한다.
송영진 사무관은 "주요 추진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의약품 보장성 강화, 의약품 재평가를 통한 급여체계 정비 강화, 약제비 적정 관리"라며 "특히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약제 재평가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약품 특성에 따라 다양한 등재 유형별로 평가방식 차등화 및 단계적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며, 재평가 결과를 기초로 약제 가격·급여기준 조정, 건강보험 급여 유지 여부 결정 등 후속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사무관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해외 약제비 관리 현황을 참고해 예측 가능한 약가 산정 체계 방안을 마련하고, 허가제도와 연계해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 선정 체계 개편안도 올해 마련할 방침"이라며 "제네릭 약가 동일 산정 방식에서 품질 요건을 만족하고, 조기에 등재될수록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약가제도 개편 방안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까다롭다. 매년 약가조사를 실시하고 실제 시장 가격을 반영한 결과를 근거로 삼아 약가를 개정한다.
신약의 경우 후발제품이 발매되기 전까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약가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약가 산정 시 관련 정보의 공개도가 높을수록 가산율을 높게 산정해 줄 예정이다.
유모토 주무관은 "약가제도의 개혁방향은 약가 등재 후 적응증 추가로 시장이 확대돼 이익이 늘어날 경우 약가를 재검토해 약가를 낮추거나, 현재 2년에 1회 실시하던 약가조사를 매년 시행해 서그 결과에 근거해 가격 편차가 큰 폼목은 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등재 의약품의 경우 후발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할 경우 G1, 대체가 어려운 경우 G2로 구분하고, 각각에 대응하는 제도를 적용한다"며 "대체율이 40% 미만이면 2.0%, 40% 이상 60% 미만이면 1.75%, 60% 이상 80% 미만이면 1.5%으로 차등 인하한다"고 밝혔다.
유모토 주무관은 "대체율에 따라 약가가 차등 적용되는 것은 선발주자들에게 신약 개발에 나서도록 유도하면서 약가 부담은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혁신적 신약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했던 촉진가산제도를 원점으로 돌려 재검토하되, 효능 추가 등의 혁신성, 유용성 평가, 등을 이노베이션 평가에 도입하고, 비용 대비 효과 평가를 본격 시행할지 여부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