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대박 2건 터트렸지만 주가 아쉬운 '유한양행'
예전 한미약품과 달리 단기 급상승 등 없어···바이오업계 최근 경향 반영
2019.07.02 06: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유한양행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1조원 규모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따냈다.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을 총 8억7000만 달러(약 1조52억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유한양행은 계약금 4000만 달러(약 462억원)를 받고, 마일스톤 지급액(기술료)으로 최대 8억3000만 달러(9590억원)를 수령하게 된다. 추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 회사는 NASH 및 관련 간질환 치료를 위해 GLP-1과 FGF21 활성을 갖는 이중작용(dual agonist) 혁신 신약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GLP1R·FGF21R 이중작용제는 지방간염 해소 및 직접적 항섬유화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간세포 손상과 간 염증을 줄이는 신약 후보물질로, 베링거인겔하임의 NASH 관련 R&D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한양행은 금년 1월 NASH 치료를 위해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을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라이선스 아웃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금으로 1500만 달러(약 168억원)를 받으며,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 기술료 7억7000만 달러(약 8598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이다. 

NASH는 간 내 지방이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현재 치료제가 없다. 이에 많은 제약사들이 R&D에 뛰어든 가운데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 4개 중 2개가 기술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시장성이나 치료 효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이뤄진 대형 성과이지만, 유한양행 주가는 예상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유한양행의 주가는 1일 오전 9시 5분경 전날 대비 5.52% 상승한 25만8000원에 거래되며 상승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후 3시에는 전거래일 대비 2.85% 오른 25만1500원으로 마감됐다.
 

길리어드와의 기술수출계약 체결 당시인 1월 7일에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8000원) 증가한 2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폐암 신약 '올무티닙' 기술 이전계약을 맺는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10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그해 11월 87만원까지 오르며 8배 이상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변화다.
 

이처럼 대형 호재가 주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은 이유로 '제약·바이오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목됐다. 기술수출 계약이 파기되거나 임상을 중도 포기하는 등의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 기술수출계약 성사로 에이치엘비 등 임상 실패 논란으로 침체돼 있던 바이오주들이 오랫만에 상승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당사자인 유한양행은 소폭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이 한미약품 등의 잇단 기술계약 해지를 경험하며 호재에 즉각 반응하기 보단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며 "회사가 성실하게 커간다면 단기 주가 변동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도 영업이익을 훨씬 상회하는 기술이전 계약에도 주가 변화가 크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현재 보유 중인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더 강화해 'R&D'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우리 노력이 주가에 곧장 반영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며 "현재 우리가 보유한 NASH 치료 물질 4개 중 2개가 라이선스 아웃됐으며, 연구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더 강화해 R&D 전문 제약사 위상을 제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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