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의 특허 출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화학합성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련 특허 규정이 미비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19일 서울 엘타워에서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바이오 혁신과 지식재산권 포럼'에서 이뤄졌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최근 10년간 35개 기술분야별 평균 특허출원 증가율을 집계한 결과, 의료기술은 7.5%, 바이오기술 6.5%로 두 분야 모두 연평균 증가 상위 5개 기술에 포함됐다.
윤경애 법무법인 율촌 변리사는 "국내 바이오 기술 출원 증가율은 2008년 3.9%에서 2017년 9.4%로 늘었고 같은 기간 의약 분야는 4.5%에서 15.7%로 상승했다"며 "특히 의약 분야의 경우 내국 출원 비중이 외국 출원 비중을 넘었는데, 이는 개량신약 분야에서 급증한 특허 도전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허 출원 시장에서 나날이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화학합성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특허 출원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에 특허출원심사 기준도 아직 미비하다.
실제 특허청의 '생명과학 관련 발명' 관한 규정을 보면, "유전공학 관련 발명, 특히 유전자 또는 이 유전자가 코딩하는 단백질에 관한 발명은 특징적이고 실질적이며 신뢰성 있는 유용성이 기재돼 있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윤 변리사는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특허출원 심사기준이 추상적으로 명시돼 있다"며 "'발명의 설명'에 관한 기재요건만 봐도 화학합성의약품은 확인자료 및 제조방법과 심사로 나눠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데 비해 바이오의약품은 '특징적이고, 실질적이며 신뢰성 있는 유용성'이란 모호한 기준이 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발명에 관련 규정이 보다 명확해야 특허 관련 권리를 보호 및 방어할 수 있으며 특허 분쟁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이오의약품은 후보물질을 찾고 개발하는 데 3~10년 정도의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임상에 진입하게 되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화학합성의약품의 2배인 11.5%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스타트업들은 연구개발 단계부터 특허 방어 전략을 고민해야 하며, 해당 규정이 여러 전문가들의 협의를 거쳐 보다 구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욱이 7월 9일부터 특허침해 손해 배상액을 3배까지 증액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실시된다.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개량신약이나 바이오베터 등 특허 도전 의약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윤 변리사는 "7월부터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실시된다. 오리지널이나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회피 의약품에 분쟁이 생길 경우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각 당사자가 조심하고 알아서 방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심사청구범위가 상당히 넓고, 특허가 만료돼 지금까지는 분쟁이 없었지만 바이오베터의 경우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며 "의약 분야의 분쟁이 종래에는 주로 특허침해소송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상표, 디자인 등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