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헬스산업을 경제활동 활성화에 필수적인 기간산업으로 선언한 것에 대해 성급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간산업 추진을 위한 기반인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약 허가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는 패스트트랙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며 “신속한 허가를 위해서는 적절한 절차와 근거 마련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사진]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기반이 충분히 만들어진 후 기간산업을 선언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기간산업 선포를 비판했다.
그는 “선진국에서 10∼20여년 간 구축해온 프로그램을 우리나라는 3년 안에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U에서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신약 연구 및 기술개발을 위한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처럼 관련 기반이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다.
여 전무는 "기반 마련 및 실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계와 관(官)이 흩어지지 않고 모여 방향성을 합동 모색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여러 단체들이 각자 업무를 분담하고 있어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NIH는 27개 연구소 및 정보기술센터, 임상센터가 구성돼 건강 관련 모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통해 기초연구부터 임상연구까지 중개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소는 생명과학분야의 기초연구 성과를 임상연구나 신약개발 지원 등의 실용화와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복지부·과기부·산업계 소통 프레임워크 필요"
"신약개발 위해서는 임상시험 설계 및 데이터 통계도 매우 중요"
이를 위해서는 신약개발이 의과학에 기초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여 전무 주장이다.
여재천 전무는 "의과학 분야의 기초 인식을 통해 임상전담팀을 마련하고 초기 임상시험 설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신약 물질 자체의 약효에만 집중한다. 물질과 임상시험 데이터가 연계된 튼튼한 논리구조가 담긴 허가신청서 작성이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약 기근 현상 탈피를 위해 우선 집중해야 할 분야는 임상시험 설계 및 통계라는 것이다.
여재천 전무는 또 "과학적, 의학적 연구활동과 의료적 연구활동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그는 “복지부에서 보건의료적인 활동을 순수과학 및 의학적인 것과 혼동하고 있기에 산업부가 중심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부가 바이오, 정보, 나노기술에 대해 집중 투자한다고 선언한 지 오래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는 없는 상태”라며 “우선 여러 단체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계획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