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진행성 연조직 육종 치료제 ‘라트루보(올라라투맙)’가 결국 철수된다.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가 임상 3상 실패로 신규 처방 금지 3개월 만에 자진회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릴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글로벌 진행상황을 보고, 후속조치를 논의 중이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시판 중인 라트루보의 시장 철수를 준비하면서 환자를 위한 접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행성 연조직 육종 치료제 라트루보는 혈소판유래성장인자 알파(PDGFR-α)와 특이적으로 결합하고 수용체 활성을 막는 PDGFR-α 차단 항체다.
라트루보는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자 1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ANNOUNCE 2상임상 결과에 근거해 2016년 10월 FDA 조건부허가를 받았다.
당시 FDA는 40여년 만에 새로운 연조직 육종 1차 약제를 승인한 것이어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임상 3상에서 독소루비신+라트루보 병용요법이 독소루비신 단독요법 대비 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연장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규처방이 금지됐다.
일라이 릴리는 최근 라트루보를 시판중인 모든 국가에서 회수를 결정했다. 올해 초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보건당국이 신규 환자에 대한 처방을 금지한지 3개월 만이다.
다만 릴리는 라트루보를 이용 중인 환자가 시장 철수 이후에도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에서 안전성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만큼 환자지원 프로그램은 각 국가의 규정에 따라 확립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한국릴리가 식약처에 시장철수 계획을 알리고, 허가취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기존 라트루보를 투여받는 환자들은 임상적 혜택이 있을 경우 의사와 상담후 치료를 지속할 수 있지만 임상참여 환자를 제외한 신규환자는 라트루보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본사 결정 이후 식약처 보고를 마친 상태”라며 “라트루보를 투여 받아온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허가취하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조직 육종은 모든 악성종양 중 약 1%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게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이 때문에 진단시 이미 질환이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원격 전이가 일어난 4기 연조직육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