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제약업계 첫 '조(兆) 단위' 빅딜로 기록된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가 인수합병(M&A)한지 1년이 흘렀다.
우려와 기대 속에 추진된 M&A 이후 두 회사는 순항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점차 안정화되가고 있고 각각의 특성을 융합, 제약 부문을 강화시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해 4월 18일 CJ제일제당으로부터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최종 인수했다.
CJ헬스케어의 2017년 매출은 5208억원으로 국내 제약업계 10위권 내 포함된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콜마의 매출은 8216억원으로, 이 중 제약사업 부문은 1900억원 정도로 미미하다.
이에 당시 업계에선 '새우(한국콜마)'가 '고래(CJ헬스케어)'를 잡는 이변이라고 M&A를 평가했다. 게다가 1조원이 넘는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탓에 한국콜마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인수금액이 높은 것은 물론 인수금 마련을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 참여 사모펀드에게 지불해야 할 이자비용도 상당한 수준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두 회사는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CJ헬스케어를 품은 한국콜마는 단숨에 매출 1조원대 제약사 대열에 합류했다. 물론 화장품 매출이 압도적을 높지만, 제약업계 1조 클럽에 새로운 주자로 이름을 올리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한국콜마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65.3% 증가한 1조35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3% 증가한 900억원을, 순이익은 24.3% 감소한 368억원이었다.
한국콜마 측은 "CJ헬스케어 인수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며 "단, 헬스케어를 인수한 이후 헬스케어 직원들에게 지급한 일회성 비용과 금융비용이 증가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CJ헬스케어 인수효과'로 한국콜마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양증권은 "기존 사업의 부정적인 이슈들이 하반기에는 해소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CJ헬스케어는 전사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한국콜마는 2019년 전년 대비 643억원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데, CJ헬스케어 인수에 따른 CKM 이익 기여 및 제약 사업 부문의 이익 증가분은 481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기여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성장은 '따로 또는 같이' 전략을 구사하며 단계적 결합을 추진한 콜마의 선택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M&A 이후 무리한 통합으로 내부 반발을 사며 갈등을 빚었던 사례도 상당하다.
그러나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 이후 '사명'을 유지하토록 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해고 없는 고용 승계와 함께 기존 CEO 임기를 보장하며 경영 자율성을 보장해 내부 동요를 최소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 당시 여러 우려가 나왔지만, 두 회사가 자사의 장점을 살려가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기반을 잘 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협력을 통해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와 함께 2020년 제약사업 부문 매출 1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호경 한국콜마 제약부문 대표는 최근 열린 바이오코리아 인베스트페어에서 "올해는 작년에 인수한 CJ헬스케어와 큰 시너지를 내겠다"며 "한국콜마가 갖고 있던 신제품 R&D 역량과 CJ헬스케어의 신약개발 역량을 합쳐 성과를 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한국콜마의 매출 비중은 제약과 화장품이 4.5대 5.5 수준"이라며 "향후 5대 5까지 끌어올리고 제약사업 부문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