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지난해 종근당의 외형은 성장했으나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 시장 기대와 달리 '1조 클럽' 가입도 아쉽게 좌절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잠정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2018년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8.1% 증가한 9557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780억원으로 전년대비 0.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20.6% 줄었다. 순이익 감소는 연구개발 분야 투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관측됐다.
종근당 매출은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승했다. 2014년 5441억원에서 2015년 5925억원, 2016년 8320억원, 2017년 8844억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매출 1조 클럽'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매출 확대는 도입 품목과 자체 개발 품목의 고른 성장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근당은 비슷한 규모의 국내 상위 제약사들에 비해 자체 품목이 많다.
실제 종근당의 처방액 상위 18개 품목 가운데 도입 품목은 6개, 자체 품목은 12개다. 이들의 총 처방액은 5027억원이다. 이 중 도입 품목은 2647억원, 자체품목은 2379억원을 차지한다.
자체 품목 보유가 중요한 까닭은 도입 품목 의존도가 높을수록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사가 갑자기 판권 회수에 나서는 경우 등의 불확실한 악재에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매출 규모가 큰 약의 판권을 빼앗기게 되면 회사 실적이 대폭 하락,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다른 제약사의 약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상위 처방 목록에 자체 제품이 많다는 것은 종근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단서로 활용된다.
종근당은 과거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패밀리'와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등 다수 품목의 판매권을 확보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품목인 자누비아패밀리는 지난해에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특히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당뇨 복합제 '자누메트'는 694억원의 처방액을 올리며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단일제 '자누비아'는 전년보다 0.5% 오른 433억원, 복합제 '자누메트XR'은 9.6% 증가한 407억원어치 처방되면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뇌기능 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의 처방액은 629억원으로 전년 508억원보다 23.7% 증가했다.
자체 품목인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로우'는 473억원 처방되며 전년 471억원보다 0.5% 실적이 올랐다.
연구개발비 급증···작년 전년대비 16% 증가 1148억·금년 1300억 예정
혈압강하제 '딜라트렌'(342억원),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340억원), 관절염치료제 '이모튼'(300억원) 등도 매출 증대에 일조하고 있다.
점점 규모가 커지는 매출액과 달리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R&D) 등의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종근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당기순이익도 13억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6% 감소했다.
2018년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16% 증가한 1148억원이 집행됐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져 약 1300억원 정도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작년 약 85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R&D 분야의 디스커버리 연구인력이다. 단기적인 수익 감소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고 R&D 부문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의 전(全) 제품이 고르게 성장하지만 비용증가 속도도 빠른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디스커버리 초기 단계에 있는 물질들을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바, 종근당의 R&D 성과가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