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정부가 북한 의약품 지원 품목으로 로슈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결정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통일부는 최근 북한에 주민 약 2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로슈의 '타미플루'를 북한에 지원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이는 작년 11월 개최된 '남북보건의료 분과회담'에서 남북이 전염병 유입 및 확산 방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타미플루 대북지원 날짜는 북한과 유엔군사령부와 최종 논의 중이다. 타미플루를 전달하려면 군사분계선을 통행해야 해 유엔사와 사전에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같은 정부의 의약품 지원 결정이 알려져면서 국내 제약업계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의약품 지원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고, 북한에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사의 타미플루 제네릭은 한미약품의 ‘한미플루', 유한양행의 '유한엔플루', 대원제약의 '오셀타원', 제일약품의 '플루원', 안국뉴팜의 '애니플루', 경동제약 '비야플루' 등 10여 종이 넘는다.
의약품 조사기업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로슈의 타미플루는 지난해 원외처방액 1위를 차지했지만, 제네릭의 강세로 시장 점유율이 40.1%로 줄어들었다.
개량신약인 한미플루는 89억원, 유한엔플루는 19억원 등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두자릿수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오랫만에 추진하는 대북 지원 의약품 사업에 외자사 품목이 선택돼 섭섭하다"며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 서운하고, 국내 제네릭이 오리지널 약과 비교하면 품질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데 외자사 약을 선택해 아쉽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