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일양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니아 등 3곳이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 실패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개정안에 새롭게 포함된 리베이트 판단 기준이 재인증의 당락을 좌우한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34개 기업 중 31곳이 인증을 3년 연장하고, 나머지 3개 기업은 제외시켰다. 이중 일양약품과 한올바이오파마는 리베이트 관련 기준 개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 4월부터 새롭게 적용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개정안에 따르면 리베이트를 판단하는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리베이트 인정 시점을 '행위 시점'이 아닌 '처분 시점'으로 변경했고, 인증 취소가 과징금에서 리베이트액으로 바뀌었다. 행정처분 횟수도 3회 이상에서 2회 이상으로 줄었다.
이는 인증신청 3년 전부터 인증 유지기간까지 산정된다. 단, 해당 행정처분에 대해 소송이 제기된 경우 확정 판결일을 행정처분일로 한다.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됨에 따라 일양약품은 재인증 신청을 포기, 한올바이오파마는 인증이 취소된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양약품은 리베이트 관련 인증 취소 기준을 검토한 뒤 재인증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로 약가인하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현재 집행정치 및 행정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양약품의 경우 재인증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아 원인을 알 수 없다"며 "하지만 강화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역시 개정안 적용으로 재인증이 취소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7~8년 전 적발된 요양기관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행정처분을 2016년에 받았다. 개정안을 적용하면 과거 3년 내 요건을 충족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리베이트 관행은 근절돼야 하는 게 마땅하나, 7~8년 전에 일어난 일로 인해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 탈락하면서 도덕성이나 윤리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정 전(前) 규정이 적용됐다면 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추진하는 혁신 의약품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며, 2020년 재인증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바이오니아의 경우 두 회사와 다른 사유로 인증이 취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베이트에 연루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개발 활동 혁신성 관련 평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재인증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비임상 및 임상시험, 후보물질 개발 수행 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느냐는 것.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니아가 재인증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여러 설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임상 수행이나 후보물질 개발 관련 성과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것이며, 연구개발 투자실적과 관련됐다는 추측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심의 및 의결은 '제약산업 육성·지원 위원회'의 권한으로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증 취소 원인은 리베이트 적발 등 다양할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은 해당 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한 것이기에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