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의 미국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포지오티닙에 대한 자문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브리핑 문서에서 FDA가 효능에 우려를 제기하는 등 부정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FDA는 포지오티닙에 대한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 회의에서 검토할 내용이 담긴 브리핑 문서를 공개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지난해 12월 FDA에 가속승인을 신청했다. 적응증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HER2 엑손 20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이다.
이번 허가 신청은 글로벌 임상2상 결과를 근거로 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포지오티닙은 2상 결과를 보면,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5.1개월 및 객관적반응률(ORR) 28%였다.
FDA는 "임상 2상에 등록된 1차 효능 집단에서 관찰된 ORR 및 DOR 결과는 사용 가능한 치료법에 비해 의미 있는 이점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임상적 이익을 예측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FDA는 앞서 허가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코의 '엔허투'의 경우 mDoR은 8.7개월, ORR은 58%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현재 나와 있는 치료제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이와 함께 임상에서 투여된 용량도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FDA는 "확인 시험에서 평가를 위해 선택된 선량은 하루 16 mg 투여가 아닌 하루 두번 8mg"이라며 "효과 한계와 높은 독성, 부적절한 용량 최적화를 고려할 때 이번 신약허가신청서 제출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번 브리핑 문서는 오는 22일 열리는 종양약물자문위원회에서 참고 자료료 활용된다. 회의에서는 해당약에 대한 승인 권고나 부정 의견을 제시하게 되며, FDA는 제시된 의견을 신약 승인 여부에 반영한다. 다만 자문회의 의견과 FDA의 승인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11월 24일까지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미약품 "ODAC서 포지오티닙 유용성 충분히 설명 예정"
신속허가를 신청한 스펙트럼도 브리핑 자료를 통해 “오는 22일 예정된 ODAC에서 포지오티닙 유용성을 충분히 설명해서 긍정적 권고가 내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 치료제”라며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타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로, 충분히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benefit)이 위험(risk)보다 분명히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암은 타 암종에 비해 치사율이 대단히 높은 질환으로, 반드시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제공돼야 한다”며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서 투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맥 주사 방식이 아닌 경구용 제제여서 암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