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가필수의약품 범부처 통합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혁신을 약속했지만, 해당 시스템은 유명무실하게 방치된 채 관리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가 국가필수의약품 현황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해당 시스템도 부실하게 운영하는 등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위기 상황 발생 시 국가필수의약품과 관련한 신속 대응을 위해 범정부 정보공유체계를 마련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한 재고 파악 등 현황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할 필요성을 인지했다.
식약처는 국가필수의약품 통합정보시스템을 비롯한 차세대 의약품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 컨설팅을 진행, 2019년 6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가필수의약품 통합관리시스템을 마련했다.
인재근 의원실에 따르면 '국가필수의약품의 2022년 9월 현재 비축량 및 대응역량' 등 현황을 질의했지만 식약처는 대답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자체적으로 국가필수의약품을 비축하지 않고 질병관리청 등 의약품을 비축하고 있는 해당 부처 공급 요청에 대해서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 센터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재근 의원실이 실태를 확인 결과, 법률적으로 의약품 비축관리 의무가 있는 질병관리청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국방부 등 3개 기관과 비축 의약품 정보 연계가 가능한 국가필수의약품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됐다.
단, 이들 기관에 대해 정보입력 의무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정보입력 요청을 포함한 개선방안 마련은 물론 입력여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재근 의원실은 "식약처 업무담당자는 해당 시스템에 접속조차 해본 적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며 "3개 기관 외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의약품 비축관리를 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에 대해서는 비축의약품 정보를 연계할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국가의약품 관련 컨트롤 타워를 자임했던 식약처 무능함에 실망과 우려가 크다. 과연 식약처가 국가필수의약품 등의 현황을 포함해 신속대응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는 물론 통합관리시스템 운영을 비롯한 운영체계에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