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제약사 16곳과 병‧의원 및 의사 등을 대상으로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한 세무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조사 업체 중에는 병원장 배우자와 자녀 등을 주주로 등재시킨 뒤 배당금으로 수십억원을 지급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CSO에 고액수수료 지급해 별도 자금 조성 후 리베이트 변칙 지급 방식 적발
또 영업대행사(CSO)에 고액수수료를 지급해 별도 자금을 조성한 후 리베이트로 변칙 지급하는 방식도 적발됐다.
직원 가족 명의로 만든 위장 CSO에 허위용역비를 지급하는 형태로 자금이 조성됐고 이를 CSO 대표가 고액 급여로 수취한 후 현금으로 인출해서 의료인 유흥주점 접대 등에 사용했다. CSO에서도 병원 소속 의사들을 주주로 등재시킨 후 배당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나왔다.
또한 의원급 원장 부부의 예식비와 신혼여행비, 예물비 등 결혼 관련 비용 수천만원을 대납하거나, 병원 소속 의사가 서울 최고급 호텔에 숙박한 비용 수백만원도 대납한 것이 드러났다.
의사 자택이나 의원 소재지로 명품소파 등 수천만원 상당의 고급가구나 대형 고급가전을 배송하고, 병원장에게 약 1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마트 등에서 카드깡으로 현금을 마련한 후 의료인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한 사실도 적발됐다.
의약품 리베이트 실제 제공받은 일부 의료인 특정해 '소득세' 부과
국세청은 "과거 세무조사에서는 의약품 시장이라는 구조적 제약 및 리베이트 건별 추적 시 소요되는 인력·시간 등의 한계로 인해 제공 업체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사 진행 과정에서는 리베이트로 최종 이익을 누리는 자를 파악하고자 끈질기게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의약품 리베이트를 실제 제공받은 일부 의료인들을 특정해 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조사대상 의약품 업체 영업담당자들은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을 밝히느니 그들 세금까지 본인들이 부담하겠다며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여줘 의료계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한지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세청은 리베이트 탈세자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추적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으면서도 납세의무를 회피한 최종 귀속자를 찾아 소득세 등 정당한 세금을 과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조세포탈,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등 조세범칙 행위 적발 시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히 조치하겠다"며 "앞으로도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리베이트 수수 관행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