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기 매물로 부상하고 있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입증받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가 동종업계 기업인 이루다 지분 18%를 총 40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클래시스는 이루다 김용한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368만918주를 주당 1만1000원, 405억원에 인수한다.
클래시스는 18개월 내 김 대표 잔여 지분을 모두 매입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주식매수권)도 확보했다. 클래시스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이루다에 대한 지분율이 36%까지 확대된다.
클래시스는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클래시스는 HIFU(고강도집속초음파) 및 모노폴라 RF(고주파) 제품군, 이루다는 마이크로니들 RF(MNRF) 및 레이저 제품군,에 각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포트폴리오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해 시장 개척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의료기기업계 인수합병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지난 2월에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약 2조6000억원에 인수됐다.
덴티스트리는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덴티스트리는 기존 지배주주인 최규옥 회장 구주를 매입하는 동시에 공개매수를 병행했다.
같은달 국내 소화기내과 금속 스텐트 기업 태웅메디칼도 일본 올림푸스에 약 4880억원에 매각됐다.
태웅메디칼은 담도, 식도, 대장, 십이지장 등 소화기내과용 스텐트 개발 및 제조에 주력하고 있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소화기 스텐트는 암 또는 다른 질병으로 인한 장기의 폐색 또는 협착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올림푸스는 현재 소화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측은 태웅메디칼 다양한 제품이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보다 포괄적이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3월에는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가 MBK파트너스에 약 2조4200억원에 인수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5월에는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제조기업 이오플로우가 미국 의료기기 기업인 메드트로닉에 총 9710억원에, 6월에는 미용 의료기기 기업 루트로닉이 총 9570억원 규모로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키로 결정됐다.
다만 이오플로우는 김재진 대표 지분 인수, 제3자배정 대금이 아직 납입되진 않았고 루트로닉도 현재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M&A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에 기인한다. 실제 올해 매각이 이뤄진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이오플로우를 제외하고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매출액만 1조537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27.8%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63.7% 늘어 2347억원에 달한다.
태웅메디칼, 메디트, 이루다, 루트로닉 역시 두자릿 수 이상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