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수합병(M&A)를 통한 몸집불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이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기술 확보, 유통망 강화, 제품군 확대 등으로 사업 재편을 노리겠단 전략이다.
특히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등 통큰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센서 기업 아이센스 최근 "미국 혈당측정기 기업 ‘아가매트릭스(AgaMatrix)’ 지분을 100% 2700만 달러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2001년 설립된 아가매트릭스는 혈당측정기 업체로 미국 최대 의약품 유통사 CVS Pharmacy를 비롯해 유럽 사노피, Alliance Healthcare 등에 제품을 납품히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4385만 달러, 영업이익 319만 달러를 달성했다.
아이센스는 아가매트릭스 유통망을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중남미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가매트릭스가 보유한 미국, 유럽 지역 판매 채널과 영업 리소스를 활용해 아이센스 자가혈당측정기(BGM)와 출시 준비 중인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수월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전문기업 코렌텍도 우성제약을 인수하며 제약산업에 진출했다. 코렌텍은 지난 5월 9일 공시를 통해 우성제약 지분 80%인 230만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코렌텍은 양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는 물론 장기적으로 인공관절 수술 전후에 활용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2015년 설립된 우성제약은 전문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진통해열제와 미네랄 주사제, 항균제, 항암보조제 등 다양한 전문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아세트아미노펜 진통해열주사제 ‘프로파인퓨전주’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소아 2세부터 사용이 가능한 진통해열주사제 ‘뉴아미노펜프리믹스주’도 출시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성제약 전문의약품 사업은 당사 병원 네트워크와 판매망 등을 활용하면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관절에서 임플란트, 제약까지 아우르는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지바이오 역시 지난 2월 리프팅실 개발업체 엠베이스를 인수하고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시지바이오는 그동안 바이오 소재 기술력을 활용한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전개해 왔다.
엠베이스는 2017년 설립된 리프팅실 제조 및 개발 전문기업이다. 리프팅실 완제품 제조 시설에 대한 GMP 인증 및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ISO 13485)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용 봉합사 개발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엠베이스 인수를 계기로 리프팅실 자체 생산 역량과 개발 노하우를 확보해 에스테틱 연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유현승 대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미용성형 제품들과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해서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유통망 강화를 위해 북미 파나마 유통사 ‘미래로’를 114억원에 인수했다.
미래로는 2004년 파나마에 설립된 의료기기 유통업체로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을 중미·카리브해 국가에 납품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번 인수로 북미-중미-남미에 각각 직판 체제를 확보해 미주 전 대륙 진입에 탄력을 얻게 됐다.
전문가들은 시대가 변하면서 의료기기산업 인수합병 양상도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M&A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글로벌 규모의 업체가 등장하면서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등 형태 역시 과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