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산소치료기가 다양한 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데도 이를 개발하는 업체가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인터오션 채재익 대표가 23일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KIMES 2023'에서 의료기기산업 기자단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인터오션은 국내 최초로 다인용(12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개발한 기업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여년 간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잠수사 경력 노하우로 의료용 고압치료기 개발
인터오션은 설립 초기에는 잠수복, 산업용 고압챔버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그러다 한 병원에서 고압산소치료기 제작 의뢰를 받고 2009년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를 개발했다.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 채 대표는 당찬 포부를 안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2013년 삼천포 서울병원에 제품을 납품한 이후 2년 간 실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도 장비 3대를 판매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채 대표는 "다른 사업부가 없었다면 사업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상황은 2019년 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원광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수주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실제 인터오션은 지난해 대구 푸른병원을 비롯해 15개 의료기관에 제품을 납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매출 규모는 80억원으로 채 대표는 올해 1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국내 고압산소치료 사각지대 여전…개선 절실
고압산소치료기는 대기압보다 높은 2~4기압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순도 100% 산소를 호흡하도록 해 몸에 생긴 산소부족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기기다.
인터오션 주력 제품인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는 최대 12명의 환자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주격실과 보조격실의 경우 각 격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환자와 의료진 출입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다.
또 자동화 시스템을 기본 장비로 장착해 수동 및 자동운전이 가능하며, 환자별로 치료 테이블을 저장하여 제공할 수 있다.
인터오션 경쟁력은 기술력에 있다. 과거 잠수사로 활동했다던 그는 대학 시절 스쿠버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잠수의학을 공부했다.
그는 "고압산소치료가 잠수이론을 기반으로 한다"며 "잠수용 챔버를 제작하며 쌓은 노하우를 고압산소치료기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이날 채 대표는 적응증과 수가 체계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고압산소치료 적응증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채 대표에 따르면 현재 고압산소치료 급여는 일부 적응증을 대상으로 최대 14번까지 적용된다.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치료 기간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 대표는 "그나마 적용되는 수가도 미국과 유럽 10분의 1 수준"이라며 "고압산소 치료로 환자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이후에는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