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업체들이 기업 사업 내용이나 경영 사항 등을 뒤늦게 알리거나 번복하는 등 불투명한 공시를 자행해 제재를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자에게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시장 2곳, 코스닥 시장 10곳 등 총 12개 상장사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았다.
이 중에서 녹십자엠에스, 에이비엘바이오, HLB제약, 피에이치씨 등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업체 4곳도 이름을 올렸다.
녹십자엠에스와 피에이치씨는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내용에 대해 공시번복으로 지정예고를 받았다.
에이비엘바이오과 HLB제약은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지연공시 등 공시불이행으로 지정예고를 받았다.
특히 피에이치씨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BLB제약도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미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았으나 감경사유로 지정을 피했다.
불성실공시법인은 상장 법인이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려지는 조치다. 증권 시장에 혼동을 준 고의성 및 중대성을 근거로 벌점을 받으며 벌점 부과 규모는 시장에 영향을 끼친 정도에 따라 거래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가장 최근 벌점 부과일로부터 1년을 역산해 누적 벌점이 8점 이상인 경우에는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누적 벌점이 15점일 경우 상장적격 심사 대상이 된다. 특히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하다.
불성실공시는 회사 내부 담당자 착오로 늦게 발표하는 경우가 많으나 불성실공시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관리당국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