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유튜브 갈무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덴티움 창업주인 정성민 회장의 사내 갑질 의혹과 관련된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복장과 두발, 화장실 통제를 넘어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까지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안이 일파만파 커지는 양상이다.
내부 관계자들은 '빙산의 일각',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지만 정 회장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전(全) 직원 금연 지시, 흡역 적발되면 급여 삭감"
12일 익명을 요구한 덴티움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정성민 회장이 전(全) 직원에게 금연서약서를 작성토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지가 입수한 덴티움 금연서약서에는 '나 ㅇㅇ은 본인과 가족 및 회사 동료 건강을 위하고 덴티움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에 기여하고자 지속해서 금연할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어 '사랑하는 내 가족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하여' 등을 자필로 작성토록 했다.
문제는 이러한 금연 서약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금연을 권장하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이를 강요하는 것은 '권리 침해'라는 입장이다.
특히 흡연 적발 시 급여 삭감 등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준다는 점에서 금연을 원치 않는 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흡연을 하는 것도 아닌데 직원들이 대표 눈을 피해 뒷산으로 넘어가거나 차를 타고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기업에서도 금연서약서를 작성하기도 하지만 모두 희망자에 한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회사가 흡연할 권리마저 박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타 기업은 금연을 결심한 직원이 계획을 성공할 수 있도록 금연 상담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성공할 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등 동기를 부여하고 있지만 덴티움은 모든 것이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비흡연을 권장하는 것 자체는 좋으나 그것을 강요하면 문제가 된다. 한 날은 한 직원에게 담배냄새가 나니 해당팀 전체에게 인센티브 삭감이라는 패널티를 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체력단련 명목으로 사무실 맨바닥 팔 굽혀펴기 지시"
강압적 기업문화로 직원들 불만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정성민 회장이 수시로 회사 청소 상태를 점검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의료기기 회사라는 점에서 청결함을 유지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복장과 두발은 물론 청소 상태를 수시로 점검한다. 가끔 내가 청소를 하러 왔는지 업무를 하러 왔는지 회의감이 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급여를 삭감하고 강제 무급휴가 주거나 타 부서로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담당 업무가 아닌 메신저 내용까지 읽고 답변을 해야한다", "매월 전 직원에게 특정 책을 사비로 구매토록 하고 독후감을 작성하게 한다"라는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에 대한 고충도 이어지고 있다.
또 '슬리퍼 착용 금지', '듀얼 모니터 사용 금지', '탁상 위 선풍기 비치 금지'와 같이 사사로운 규제에 대한 불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퇴사자만 147명…짧아지는 근속연수
특히 익명을 기반으로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직원들의 불만이 더욱 거칠게 표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폭언과 폭행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실정이다.
한 누리꾼은 "정성민 회장이 배나 옆구리 등을 장난이란 이유로 때린 적도 있고 체력단련이란 명목으로 사무실 맨바닥에서 팔굽혀펴기 등을 시킨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화장실 이용시간을 제한해둔 탓에 한 직원은 방광염에 걸려 퇴사를 결정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조기 퇴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해 1~6월 덴티움 퇴사자는 147명에 달한다. 대부분 신규 입사자로 채워지고 있지만 근속연수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덴티움은 업계에서도 근속연수가 짧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경쟁사 직원들에게 이직 제안도 많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력을 계속 채용한다는 것은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직원이 그만큼 빠져나간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2000년 설립된 덴티움은 2017년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하는 등 성장을 지속해 현재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류를 위한 혁신과 품질 절대주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 치과산업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만 매출액 3931억원, 영업이익 1382억원을 올렸다.
창업주 정성민 회장은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의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덴티움 사옥에서 개인치과를 운영하며 현직 치과의사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정 회장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치과의사로 모교인 경희대에서 특별강연을 하는 등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하며 많은 이들의 귀감이 돼 왔다.
한편, 데일리메디는 직원들 주장에 대한 덴티움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