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최장수 보건복지부 수장에 이름을 올린 박능후 장관 후임으로 복지부 차관 출신 권덕철 보건산업진흥원장[사진]이 낙점됐다.
복지부 장관에 내부 출신 인사가 발탁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고(故) 최선정 장관에 이어 20여년 만이다.
권 후보자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돼 매우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취약계층의 삶이 위협을 받고 있다. 공공의료 역량을 강화하고 소득, 돌봄 안전망 등을 더욱 탄탄히 갖춰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보건복지부를 근무하며 쌓아온 모든 경험과 역량을 다해 관계부처, 보건의료계 등과 긴밀히 소통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을 안정화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권 후보자는 “내년은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해로서 기존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인사청문회를 성실히 준비해 생각하는 정책구상을 상세히 전하겠다. 많은 분들의 조언을 구해 질병에서 안전하고 국민의 삶이 행복한 사회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권덕철 후보자는 오랜 정책 경험과 외유내강 리더십을 통해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르스 위기 경험‧의료계 집단휴진 당시 원만한 해결 능력 인정
권덕철 원장은 전북 전라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행정고시(31회)에 합격했다. 이후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작년 5월까지 32년간 복지부 보건의료 분야와 사회복지 분야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실제 보육정책관, 복지정책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쳤다.
이어 2019년 5월까지 2년 이상 차관을 지낸 정통 관료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청와대 선임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현장 소통 능력을 겸비한 ‘기획통’이라는 평가를 받은 권 원장은 차기 장관 하마평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악 상황에 놓인 의정관계를 회복하고 정권 말기 복지부 국정과제 마무리 및 내부기강을 확립할 수 있는 최적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산의 엄중한 시기에 방역당국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을 맡아 위기 대응 능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당시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과 호흡을 맞춰다.
이보다 앞선 2013년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도입 등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에 나섰을 때 보건의료정책관으로서 의정 합의를 원만히 이끌어냈다. 권 원장은 당시 집단 휴진한 전국 의원급 4417곳의 행정처분을 보류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소통을 중시하며 신뢰와 소신에 입각, 의료계 다양한 현안을 직접 챙겨 왔다는 점에서 의료단체와의 관계 설정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 내부에선 “권덕철 원장은 차관을 역임하면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이해, 의료계와 소통, 청와대와 신뢰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 인사청문회 역시 오랜 공직 경험으로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