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해묵은 논란인 약국 대상 병의원들의 상납 요구가 한 언론사의 보도로 인해 다시금 뜨거운 감자가 되는 모습이다.
약사회는 금전 상납을 요구하는 의사들에 대한 면허 영구 취소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의료계에서는 일부 불법 사례들의 일반화라며 오히려 약사들이 지원금을 통해 의료기관을 주변에 유치하려는 관행들이 있다는 입장이다.
13일 경상남도약사회는 병의원들이 인근 약국에 돈을 요구하고 거절할 경우 처방 의약품을 수시 교체한다는 내용의 한 언론사 보도와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약사회는 “최근 상당수 의사가 인근 약국에 병원 시설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처방전 한 장당 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요구를 거절하면 처방 의약품을 수시로 바꾸고, 환자에게 다른 약국을 안내하는 등 인근 약국을 괴롭히며 조직폭력배가 상납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별, 지역별 처방 의약품 목록을 사전 제출토록 하는 법이 있음에도 의사들은 이를 지키고 있지 않다, 정부 또한 이런 의사들을 처벌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사회는 “정부 비호 속에서 의사들은 조폭적 상납을 받고 그 대가로 과잉 처방을 하고 리베이트를 받아 챙기며 국민에게 해악을 주고 있다”며 금전 갈취 의사의 면허 영구 취소, 관련 법안 강화, 성범죄와 현금갈취 의사들 실명 공개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해당 언론사 보도에 대해 악의적이라며 성토하고 있다. 소수의 문제를 부각시켜 병의원 전체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의사들은 강자고, 약국이 약자라는 프레임은 사실과 다르다. 상납이란 단어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다분히 의사들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있는 보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특정 약국을 지정해준다거나 약국에 제대로 정보를 주지 않아 영업을 방해한다면 그것은 분명 불법이고 그런 일부 사례들은 법대로 엄정하게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오히려 약국이 의료기관 유치를 위해 금전으로 유혹하는 경우들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약국의 수입은 결국 처방전 개수에 좌우되는데 주변에 병의원들이 많이 있을 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상납이라기 보다 관행적으로 약국이 주변에 병의원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불법적 지원금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약사회는 병의원들의 금전 상납 요구 등에 대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한약사회가 처방전을 대가로 하는 의료기관 금품 및 경제적 요구 근절을 위해 홈페이지에 신고센터를 설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