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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 88곳, 건강보험 급여 청구 ‘0원’
정춘숙 의원 “부당행위 조사 필요, 환자 질병 파악도 불가'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국정감사]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운영되는 약국 중 일부에서 건강보험 급여 청구를 단 한 건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약국은 환자로부터 약값 전부를 받고 건강보험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금년 6월까지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운영 중인 약국 236곳 중 88곳은 건보급여 청구건수가 전무(全無)했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에 설치된 약국은 의사가 직접 약을 조제할 수 있고, 약사는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을 조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건보급여 의약품은 공단으로부터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건보급여 청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통해 약국은 환자에게 약값 부담을 지우고, 건강보험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는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 통상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의 경우 약값의 70% 가량을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서 부담하는데, 건보급여를 청구하지 않을 경우 약값 전액이 환자에게 부담이 되고 환자가 어떤 질병을 앓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들이 건보급여 의약품을 공급받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같은 기간 동안 건보급여 의약품을 공급받지 않은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건보급여 의약품을 1000만원 이상 공급받은 약국도 58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경남에 있는 A약국은 총 2억6700만원 가량, 경기도 소재 B약국은 2억 5500만원 가량의 건보급여 의약품을 공급받았으나 건보급여를 전혀 청구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의약분업 예외지역 지정은 환자의 진료편의를 보장하기 위함인데 일부 약국들이 의사 처방 없이 약을 조제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건보급여 청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복지부는 해당 약국들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해 불법부당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