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릴리에 7800억원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며 승승장구하던 한미약품에 악재가 겹쳤다.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사인 의약품 전자상거래몰 ‘온라인팜’의 영업을 놓고 의약품 유통협회와 마찰까지 빚게 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3일 '지역 국세청 간 교차조사 정책'에 따라 부산지방국세청으로부터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에 받는 정기 세무조사이지만, 장부영치조사로 실시돼 한 달간 회계 서류 검토를 통한 고강도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조사라고는 하지만 장부영치조사는 회계자료를 검토해 마케팅 관련 탈세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조사로 업계에서는 공정경쟁자율준수프로그램(CP) 도입과 신약 개발 등 그간 쌓아온 자정 노력에 흠이라도 잡히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지난 2012년 봄에 약국영업부 전 직워을 이동시켜 만든 관계사 ‘온라인팜’이 불공정 경쟁 시비에 휘말려 한국의약품유통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태다.
한미약품은 온라인팜을 통해 의약품도매업 허가를 받아 ‘HMP몰’이라는 전자상거래몰을 열고 3년 만에 5000억원이 넘는 매출(2014년 기준)을 올려 온라인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기존 도매업체들이 한미약품은 ‘HMP몰’ 영업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자 자사 제품만을 취급하기로 했으나 타사 제품군 취급 확대 및 자사 제품을 독점 공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한미약품이 제약사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경쟁을 알리기 위해 주요 일간지에 하단광고를 게재했다. 또한 오는 28일 한미약품 본사 등에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의약품유통협회 측은 “한미약품은 판매금액의 일정 수수료를 취하는 오픈마켓 형태의 기존 온라인의약품몰과는 다르다”며 “제조업체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공정한 거래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약품이 연구개발과 의약품 생산이라는 제약업체 본연의 역할에 전념해 기업 윤리적으로도 한 점 부끄럼 없는 1등 제약업체로 거듭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갑의 횡포를 중단하고 도매업을 반납하는 것은 물론 HMP몰을 폐쇄하라”라고 주장했다.
이번 상황과 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로 진행되고 있으며, 온라인팜과 관련해서는 내부 논의 중으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