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우리나라 항생제 내성과 사용량 등이 OECD국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 내 항생제 사용관리 프로그램(ASP,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s) 활동에 전문약사가 핵심 구성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복지부 질병정책과 등에 따르면 ASP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약제 전문성이다. 이에 병원 근무 약사를 대상으로 항생제 관리·책임 및 업무를 부여하는 등 그들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ASP 시행 기관은 일부 2·3차 의료기관 등에 그쳐 있던 상황인데, 주된 이유는 전문인력 부족이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일 열린 병원약학교육연구원 감염약료 ASP 심포지엄에서 “국내 대형병원 ASP 현황을 보면, 여전히 일부 감염전문의 한 두 명에 의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에는 병원약사들도 참여코자 하지만 여전히 많은 병원이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쉽지가 않다”면서 “특히 약사 인력이 참여하고 있는 곳은 대개 상급종합병원 등으로 제한적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번 복지부 대책에 대해 “정책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필요한데, 인력을 어떻게 구성하고 양성할 것인지 등에 대한 숙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앞서 대한감염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위원회는 지난 4일 한국형 ASP 지침을 공개했다. 지침에는 인력 구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위원회는 지침을 통해 “전문약사를 ASP 핵심 구성원으로 포함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책임자로는 다학제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감염내과와 소아청소년 감염 분과 전문의를 권고하며, 환자와 소통을 위해 간호사도 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단, 이러한 기준들이 모든 의료기관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규모 등을 고려해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8일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 2차 국가 항생제 내성관리 대책(2021-2025)’을 발표했다. 대책은 ▲의료기관 내 ASP 도입 추진 ▲항생제 적정사용 지침 개발·확산 ▲의료기관 대상 항생제 적정성 평가 등을 골자로 한다.
감염약료 전문약사 배출 병원약사회, 중점 사업 추진 방침
한국병원약사회는 항생제 관련 학회 지침과 정부 대책이 마련된 만큼 이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영희 한국병원약사회장은 “병원약사들은 일찌감치 의료기관 내 항생제 관리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항균제위원회 활동을 중심으로 항생제 사용량 관리 및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관리활동을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아직 감염약료 전문약사 배출기간과 인력은 다소 미미하지만 ASP 활동에 따른 항생제 사용량 및 사용일수가 줄고, 광범위항생제 사용량이 감소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복지부 대책과 아울러 국가차원 항생제 관리의 중요한 축으로서 병원약사들의 활동과 역할을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병원약사회는 지난 2016년부터 전문약사 분과 중 감염약료 분과를 신설해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금년에는 감염약료 전문약사 29명이 배출됐으며, 현재 의료기관에서 115명의 전문약사가 ASP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