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촉탁의가 지정한 병원 직원에게 약을 대리수령하게 한 약국에 대해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2부(재판장 정용석)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아닌 병원 직원에게 처방전에 따른 의약품을 건네(의료법위반) 161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받은 약사 A씨가 낸 처분 취소 청구를 최근 기각했다.
2017년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 약국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인근 요양원에 진료를 나가는 촉탁의의 의뢰를 받아, 그가 운영하는 병원 직원에게 처방전에 따른 의약품을 전달했다.
이에 복지부는 “약사는 처방전에 따라 조제한 의약품을 환자나 환자보호자에게 복약지도와 함께 직접 대면 판매해야 한다”며 161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치처분을 했다.
불복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요양원 입소환자의 경우, 환자와 환자보호자 외 요양원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촉탁의와 가정전문간호사도 의약품을 수령할 수 있다”며 “요양원장 등의 위임에 따른 ‘촉탁의가 지정한 자’인 병원 직원은 의약품을 수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촉탁의가 지정하는 자 이외에는 의약품을 전달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현행 약사법 50조는 약국 점포 이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되고 의약품 판매 장소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뿐만 아니라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에서 A씨가 병원 직원들에게 의약품과 복약지도서를 전달한 것은 이같은 법 위반이란 설명이다.
이어 촉탁의가 지정한 의약품 수령인이 병원 직원이었던 점에 대해선 “보건복지부가 인정해 온 의약품 대리수령인인 환자 가족이나 요양시설 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병원 직원에게 의약품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의약품을 환자에게 판매할 경우, 궁극적으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약사법 입법 목적 실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