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환경 변화에 따라 여성 세정(VAGINAL CLEANS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정 방법 및 횟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세정제 사용을 기피 또는 권장하지 않거나, 가끔 물로만 세척을 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날마다 세정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이들은 세정제 특징이나 장단점을 잘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6일 의료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50여년 전 전통사회 우리 여성들은 내놓고 독립적으로 세정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질 세정을 ‘북수’(北水-뒷간의 개념)라는 말도 있고 ‘뒷물’ 이라고도 했다. 독립공간이 보장되지 않아 간단한 세정조차 하기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기피되고 자주할 수 없으며 더구나 요즘처럼 날마다 샤워를 하는 문화도 아니었다. 그래도 별 탈이 없었던 것은 질 안 자정작용 메커니즘과 외부 감염이 적었기 때문이다.
70년대 말부터 여성 질전용 소독제 성분의 세정제가 한동안 시장을 점유하던 시대가 있었다. 최근까지도 소독제 개념의 질 세정제가 유통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말 그대로 질에 감염된 칸디다균 곰팡이나 세균을 소독했다. 불행하게도 소독제 개념의 세정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유익균도 함께 사멸하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여성세정제는 화장품 개념이었다. 덕분에 유해균과 유익균을 모두 사멸시키는 소독제형 세정제 사용이 지양되기 시작했다.
이들 제품의 경우 세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거품을 일으키는 계면활성제(대부분 화학적인 성분)를 사용, 개운한 느낌을 줬지만 점막에 유익한 성분까지 씻어 냈다.
따라서 점막이 건조해지고 피부가 손상되기 쉬웠다. 무엇보다 산도가 저하돼 스스로 자정 작용을 하는 메커니즘이 무너져 매일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았다.
최근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해 개발된 제형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 세정제는 우선 필수적으로 여성 시크릿존의 산도와 동일한 산도(pH 3.8-4.3)를 유지해 자정작용의 매커니즘을 유지한다.
게다가 화학적인 계면활성제를 배제, 천연물 유래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지나친 점막과 피부의 자극이 없으며 오히려 보호하는 성분이 기초가 됐다.
또 산도(pH)를 유지하며 거품이 발생하는 제조기술도 개발됐다. 일반적으로는 거품이 지나치게 풍부한 제품은 산도가 약할 가능성이 높다.
점막과 시크릿존의 피부에 영양과 보습, 윤활 작용을 하는 천연성분 베이스의 에센스도 세정 후 코팅하듯이 발라 건조함을 막고 산도 유지 기능도 추가됐다.
이 같은 기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임산부약물정보센터’ 검증을 거쳐 임신부, 출산부도 안심하고 사용토록 ‘Two-Safe’ 인증 씰이 부착된 제품도 출시됐다.
이원식 산부인과 전문의(서울의료원 산부인과 과장)는 “우리 목욕문화가 매일 샤워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자주 알칼리성 비누나 바디 샴푸를 사용, 시크릿존 산도가 낮아지고 감염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리는 시대”라며 “올바르게 세정제를 사용해야 질염을 예방하고 면역력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