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일반의(GP)들이 정부에 진료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60년 만에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의학협회(BMA)는 전날 잉글랜드 지역 GP 8천51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98.3%가 협회가 제시한 집단행동 방안 중 하나 이상에 참여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협회 소속 GP는 1만2천590명으로, 이 중 67.7%가 투표에 참여했다.
협회가 제시한 집단행동 중엔 대면 진료를 하루 최대 25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정상 수준보다 33%가량 적다고 스카이 뉴스는 전했다.
NHS 정식 절차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전문의에 환자 진료 의뢰하기,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닌 경우엔 환자 자료의 공유 거부하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업무 수행하지 않기 등도 제시됐다.
각 GP는 협회가 제시한 이같은 집단행동 방식 중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진료 차질은 GP 진료소의 참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NHS의 고질적인 진료 예약 대기 감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출범한 노동당 정부로선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NHS 연합의 매슈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지역에서 GP 예약이 오래 걸릴 수 있고 이는 병원 응급서비스(A&E)와 정신건강 서비스 등을 압박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영국 공공의료 체계에서 GP는 NHS에 직접 고용되지 않고 GP 진료소가 개별 사업자로서 NHS와 계약을 맺어 재정 지원을 받는다.
전임 보수당 정부는 올해 재정 지원금을 1.9% 인상하기로 했지만 GP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와 물가 급등으로 수년간 예산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지나치게 인상률이 낮다며 반발해 왔다.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은 BMA 투표 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GP가 이전 보수당 정부에 벌 주고 싶어 하는 건 이해하지만 이같은 행동은 환자에게만 벌이 된다"며 "정부는 GP와 관계 재설정을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당 정부는 최근 독립 자문위원회 권고에 따라 GP 진료소 재정 지원금을 6%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BMA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전에 GP가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1964년 정부에 날짜를 적지 않은 사직서를 집단으로 제출했을 때다. 2012년에는 일부 GP가 은퇴연령 상향 등에 반대해 쟁의행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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