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갑상선 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이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갑상선은 목 밑에 있는 나비처럼 생긴 샘으로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낸다.
갑상선 기능이 어떤지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을 측정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알 수 있다. TSH 수치가 높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 낮으면 갑상선 기능항진으로 진단된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탈모, 체중 증가, 고지혈증, 피로감 등이 나타나고 갑상선 기능이 항진된 사람은 그 반대로 체중 감소, 심계항진, 신경과민 등의 증세를 보인다.
미국 브라운 대학 의대의 웡쳰샹(Weng Chien-Hsiang)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 같은 연령의 노인에 비해 치매 위험이 81%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과 의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6일 보도했다.
특히 치료를 위해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 노인은 치매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위험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제가 아닌 중증도(severity)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연령, 성별 등 다른 치매 관련 위험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한편 50~64세 연령층은 갑상선 기능저하가 치매 위험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반대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치매 위험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갑상선 호르몬 과잉 분비는 뇌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연구팀은 대만 전국 건강보험 연구 데이터베이스(2006~2013년)에서 새로 치매로 진단된 7천843명(평균연령 75세, 여성 52%) 그리고 이들과 연령과 성별이 같고 치매가 없는 7천843명의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이 자료에는 이들의 갑상선 건강에 관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전체적으로 치매 환자는 0.9%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 1%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 병력을 갖고 있었다. 이에 비해 치매가 없는 대조군에서는 0.4%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 0.7%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 병력이 있었다.
이는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치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으며 다만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결과는 확인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가 치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예방 치료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1차 진료의는 환자가 기억력 또는 사고력 저하를 보일 경우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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