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경증 고혈압도 적극 치료해야'
미국 앨라배마 대학 의대 모태의학 앨런 티타 교수팀
2022.04.04 18:11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중 경증(mild) 고혈압은 태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지켜보다가 나중 혈압이 심하게 올라가면 그 때 가서 혈압약을 투여하는 것이 임상적 관례이다.
 

그러나 임신 중 경증 고혈압에 혈압약을 투여, 적극 치료해도 모체와 태아에 위험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 의대 모태 의학(Maternal and Fetal Medicine) 전문의 앨런 티타 교수 연구팀은 임신 중 경증 고혈압(160/100mmHg 이하)인 경우 혈압약을 투여해 혈압을 140/90mmHg 이하로 떨어뜨리면 심한 임신 중독증인 중증 자간전증, 임신 35주 이전 조산, 태반 조기 박리(placental abruption), 태아 사망 또는 신생아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일 보도했다.
 

'만성 고혈압과 임신'(CHAP: Chronic Hypertension and Pregnancy) 연구 일환으로 혈압이 다소 높은 단태아 임신 여성 2,408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 23주 이전에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혈압약을 투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다른 그룹(대조군)엔 혈압이 160/105mmHg 이상으로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혈압약을 투여했다. 혈압약은 라베탈롤(labetalol)과 서방형 니페디핀(extended-release nifedipine)을 사용했다.

 

그 결과 심각한 모체 합병증 발생률은 적극 치료 그룹이 2.1%, 대조군이 2.8%, 심한 신생아 합병증 발생률은 적극 치료 그룹이 2.0%, 대조군이 2.6%, 자간전증 발생률은 적극 치료 그룹이 24.4%, 대조군이 31.1%, 조산 위험은 적극 치료 그룹이 27.5%, 대조군이 31.4%로 나타났다.

분만 때까지 평균 혈압은 적극 치료 그룹 129.5/79.1mmHg, 대조군 132.6/81.5mmHg로 큰 차이는 없었다. 태반의 무게는 적극 치료 그룹이 466.3g, 대조군이 464.6g으로 거의 같았다.
 

사용된 혈압약 2가지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는 확실하게 구분할 수 없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결과에 대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모태의학 전문의 마이클 그린 박사는 "임신 중 가벼운 고혈압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안전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논평했다.

이 결과는 여러 가지 평가 변수(multiplicity)가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석에 신중할 필요는 있지만 앞으로 추가 연구에서 확인된다면 임신 중 경증 고혈압 치료에 관한 임상적 관례를 바꾸도록 권고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 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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