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의료센터 보건연구소 내과 전문의 비버리 그린 교수 연구팀이 서부 워싱턴 12개 카이저 퍼머넌트 1차 진료센터를 방문한 고혈압 위험 성인 5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이들이 ▲의료기관 ▲가정 ▲클리닉이나 약국에 설치된 혈압 측정실(키오스크)에서 잰 혈압 자료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어 고혈압 진단을 위한 가장 정확한 검사인 24시간 활동 혈압(ABP: 24-hour ambulatory blood pressure)을 측정해 의료기관, 가정, 키오스크에서 잰 혈압과 비교 분석했다.
ABP는 가슴에 장치한 모니터와 연결된 위팔 커프(upper-arm cuff)를 24시간 착용하고 낮에는 20~30분마다, 밤에는 30~60분마다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ABP는 가장 정확한 고혈압 진단 정보를 제공한다.
비교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가정에서 잰 혈압은 ABP와 일관성이 있었다. ▲의료기관에서 잰 혈압은 ABP보다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너무 낮았다.
따라서 ABP로는 고혈압인데 의료기관에서 잰 혈압은 고혈압이 아닌 사람이 절반이 넘었다. 이는 의료기관에서 잰 혈압으로는 고혈압 환자를 절반 이상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키오스크에서 잰 혈압은 ABP보다 상당히 높았다. 따라서 고혈압 과진단(overdiagnosis)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은 가정에서 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전에도 발표된 일이 있지만, 이 연구 결과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혈압은 하루에도 변화가 많다. 특히 수축기 혈압은 약 30mmHg까지 오르내릴 수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 한 두 번 잰 혈압은 평균 혈압을 반영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고혈압인 사람이 고혈압 진단을 받지 못해 자신이 고혈압임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고혈압 환자의 2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무엇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신장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일반 내과학회(Society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학술지 '일반 내과학 저널'(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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