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방문 형식으로 이뤄지는 원격 임상시험 데이터 수집을 디지털기기로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 국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원격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정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분산형 임상(Decentralized Clinical Trials·DCT), 소위 원격임상은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환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이 제한되면서 기존 임상시험 진행이 쉽지 않게 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늘었다.
대표적으로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서 분산형 임상 대상자를 모집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FDA는 최근 임상 연구에서의 원격 데이터 획득을 위한 디지털헬스 기술(Digital Health Technologies for Remote Data Acquisition in Clinical Investigations)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FDA가 디지털헬스기술(DHT)라고 표현한 것은 임상시험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가 모바일장비 등 디지털 기기 혹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권고안은 ▲원격 수집에 적합한 기술 선택 및 설계 ▲기술 유용성 검증 방법 ▲개인정보 보호와 같은 리스크 관리 ▲데이터 보안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원격 데이터 수집에 활용되는 DHT는 일반적인 의료기기 판매를 위한 FDA 허가를 얻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물론 모든 장비를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상연구에 활용할 DHT는 사전에 FDA가 요구하는 규격에 맞춘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제품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원격 데이터 수집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FDA는 “DHT를 사용하면 더 지속적이고 높은 빈도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장애인이나 아동 등 임상 경험을 의료진과 제대로 공유할 수 없는 참가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도 제한적으로나마 원격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관련 임상시험 가운데 약품 배송 등 일부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해외에 비해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임상시험 효율성과 신속성을 위해 임상시험 규제 선진화 연구를 출연연구개발사업 과제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식약처는 제안서를 통해 “첨단기술 발전 및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기존 임상시험 수행방식과 다른 언택트, 빅데이터 활용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 수행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 임상시험 실시 방법 변화를 반영한 선제적 국내 임상시험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치료제 등 신약개발 요구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만큼, FDA의 임상연구 개선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