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이 화이자 백신에 밀린 2인자 이미지 탈피를 위한 반격에 나선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연구 자료가 지원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NIH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450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에 따른 항체 수준을 추적한 결과, 얀센 백신 접종자가 부스터샷 접종 시 모더나 백신이 가장 좋은 효과를 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NIH 연구진은 백신 접종 완료 지원자들에게 백신 종류별로 부스터샷 접종 이후 항체 수준을 추적했다. 그 결과, 얀센 백신을 접종한 지원자가 모더나 백신 접종 시 항체 수준이 15일 이내 최대 76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이자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했을 때는 항체 수준이 최대 35배까지 증가했다. 부스터샷으로 항체 형성 능력이 2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얀센 백신을 한번 더 접종했을 때는 항체 수준이 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NIH 연구진은 “이번 시험에서 당초 접종한 백신과 다른 종류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택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임상에 참가한 지원자 수가 다소 적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FDA에서 발표한 조사결과도 모더나 백신에 지원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발표 자체는 부정적인 결과였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 까닭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FDA 소속 과학자들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을 위해 모더나 측이 제시한 근거 자료가 추가접종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모더나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에 1‧2차 백신 접종량의 절반을 추가접종하는 부스터샷을 긴급 승인 신청한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FDA가 자문기구 회의를 앞두고 공개한 자료는 모더나 백신 추가 접종이 면역 기능을 강화시키지는 하지만, 추가접종 전후 항체 수준은 차이가 크지 않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DA 외부자문기구인 ‘백신 및 관련 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VRBPAC)는 이달 14~15일 회의를 통해 모더나 및 얀센 백신 추가접종 허용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외신들은 모더나 부스터샷 허용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꼭 악재인 것만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2차 접종만으로도 면역 유발이 충분히 이뤄진 까닭에 부스터샷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 과학자들은 외신을 통해 "이 같은 경향성이 2차 접종 완료 이후 항체 형성이 많았던 참가자들에게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화이자보다 출시가 늦어 2인자에 머물러 있던 모더나 백신이 반격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에 사활을 걸었던 우리나라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올해 8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시생산을 마친 뒤 본생산까지 진행하면서 국내외 공급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계약했던 위탁생산 물량 공급이 이제 목전에 다가온 것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제조시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시설 인증이 선행돼야 한다. 아직 해당 시설에 대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실태평가가 완료되지 않은 까닭이다.
모더나 백신은 지난 5월 식약처의 수입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의 경우 제조소가 달라 국내 사용 전에 식약처의 별도 GMP 인증 및 품목허가가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달 내로 GMP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최대한 빨리 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