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항체 치료제는 차세대 치료제를 넘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항체치료제 시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내년에도 고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다시 한 번 날개를 달 연구가 나왔다.
미국 연구팀이 항체치료제 약점으로 지목된 주사제 대신 경구 형태로 복용 가능한 항체치료제 투여법을 선보인 것이다.
미국 하버드의대 및 매사추세츠공대(MIT) 공동 연구팀은 체내로 복용 가능한 형태의 주사 시스템을 개발, 항체치료제 등 4가지 약물을 투여하는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 8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주사기는 경구용 캡슐에 들어간 상태로 복용 가능하다. 복용 이후 위에서 캡슐이 용해되면 주사기가 펼쳐지면서 주사 바늘이 드러난 쐐기 형태를 이룬다. 이후 위벽을 통해 주사가 완료되면 주사기 바늘이 안으로 감춰진다. 이후 주사기는 유닛별로 분해돼 체외로 배출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경구 투여용 주사기는 최대 4mg 용량의 약품을 주사할 수 있다. 주사 후 30분 내 최대 80%의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에 도달한다. 정맥주사와 비교했을 때 약 80% 효율을 나타낼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주사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아달리무맙(Adalimumab), GLP-1 유사체, 재조합 인간인슐린, 에피네프린 등 대표적인 주사제 4종을 살아있는 돼지에게 투여하는 동물시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경구 투여식 주사 시스템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지오반니 트래버소 미국 하버드대 의대 위장병학과 교수 겸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는 “경구 투여는 환자가 약을 더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다”며 “다양한 치료영역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지속적인 추가연구를 통해 임상시험에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중 가장 주목해야 할 치료제는 역시 아달리무맙이다. 아달리무맙은(상품명 휴미라)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 질환 치료용 항체치료제로, 항체치료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약품으로 평가받는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비롯해 강직성척추염,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에 쓸 수 있다.
아달리무맙을 비롯한 항체치료제 시장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여러 제약사들이 항체치료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의약품 전체 수출실적 상위 20품목 중 바이오의약품이 12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그중 8개 품목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었다. 특히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항체치료제 램시마, 허쥬마주, 트룩시마 등이 3종은 상위 1~3위를 모두 차지하면서 항체치료제 시대의 막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올랐음을 시사했다.
게다가 시장 잠재력도 여전히 풍부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사례로 살펴본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산업 R&D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시장 조사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지속 성장을 예측했다.
영국 시장 분석기관인 에볼루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8.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인 51.1%가 항체치료제를 통해 창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