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증 치료제 가바펜틴, 척수 부상도 효과'
美 오하이오 주립대학 의대 신경과장 필립 포포비치 교수 연구팀
2021.02.04 14:12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다양한 신경통증 치료에 쓰이는 가바펜틴(제품명: 뉴론틴)이 척수 부상으로 인한 자율신경계의 손상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바펜틴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gamma-aminobutylic acid)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약물로 각종 신경병증성 통증 완화에 쓰이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의대 신경과 과장 필립 포포비치 교수 연구팀은 가바펜틴의 이 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생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일 보도했다.
 

척수 부상 모델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척수 부상 초기에 가바펜틴을 투여하면 척수 부상에 의한 자율 신경세포의 구조 변화가 억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효과는 가바펜틴 투여 중단 후 1개월까지 지속됐다.
 

척수 부상 후에는 자율신경 기능장애(autonomic dysfunction)가 나타난다. 이는 자율신경계와 관계되는 교감, 부교감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자율신경 기능장애는 현재는 관리만 가능할 뿐 치료제가 없다.
 

척수 부상 같은 위험이 닥치면 척추의 자율 신경계에 구조 변화가 나타나면서 자율신경 세포들은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을 일으킨다.

'투쟁-도피 반응'이란 긴장 상황이 발생했을 때 뇌는 맞서 싸울 것인지 아니면 도망갈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심장 박동-호흡 속도 증가, 위와 장의 움직임 저하, 혈관 수축, 근육 팽창, 방광 이완, 발기 저하 등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자율신경 반사(automatic reflexes) 기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자율신경 기능부전이 발생하면 척수 부상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이 나타나거나 장기적으로는 면역기능이 억제돼 폐렴 같은 심각한 감염이 반복될 수 있다.
 

가바펜틴이 생쥐 실험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를 억제할 수 있다면 척수 부상 환자는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바펜틴을 척수 부상 환자의 자율신경 기능장애를 막을 수 있는 예방약으로 용도를 바꾸는(repurpose)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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