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두아대와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공동 연구진은 지난 2월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에 있는 '보'(Vo)라는 마을의 코로나19 감염 실태를 연구했다.
보는 2월 21일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돼 북부 다른 지역 10여 곳과 함께 최초로 주민 이동금지 등의 봉쇄령이 내려진 곳이다.
그 결과, 봉쇄령 초기엔 피검사자의 2.6%인 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2주 뒤에는 확진자 수가 29명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무증상 감염자 비중이 40% 이상이었다. 이는 발병 초기 무증상 감염자가 코로나19 확산에 큰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중앙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초기 고열·폐렴 등의 확연한 증상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만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도록 하는 방역 대책을 유지했다.
그 사이 무증상 감염자가 자신도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여기저기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울러 적극적인 바이러스 검사를 토대로 한 자가 격리, 지역사회 봉쇄 등의 적극적인 대응만이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를 이끈 안드레아 크리산티 파두아대 교수는 "바이러스가 조용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특성이 있지만 통제 가능하다"면서 "증상이 있든 없든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산티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방역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인 지난 2월 일찌감치 전방위적인 바이러스 검사 시행을 주장해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의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해당 연구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려 이날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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