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최근 서울소재 모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연이은 의료인 폭력문제가 발생하는 문제와 관련 ‘의료인 폭력 문제에 대한 대회원 설문조사’를 11월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실시한다.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닥터 서베이를 통해 진행되며 총 24개 항목이다. 의협 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설문 항목 중에는 최근 3년간 진료실 내 폭언 또는 폭행 경험 여부 및 종류, 경험한 피해 수준, 폭언 또는 폭력을 당한 횟수, 환자의 폭언 또는 폭력을 행사 이유, 폭언 또는 폭력 당했을 시 대처법과 같이 ‘폭력 현황과 폭력에 대한 대처방식’ 등이 포함됐다.
또 이미 발급된 서류의 수정 요구 및 강요‧협박 경험 여부,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 위한 반의사불벌죄 삭제 의견, 의사의 진료거부권 필요 여부 등 ‘폭력문제 근절을 위한 대응방안’에 대한 내용도 설문 항목에 담고 있다.
특히 반의사불벌죄 삭제 의견을 묻는 문항 눈에 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다는 조항인데, 의협에서는 의료인 폭력 문제와 관련하여 해당 조항이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현행 의료법에는 진단서를 허위 발급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규정은 있으나 이를 요구한 사람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의사에게 진단서 허위작성을 요구하는 사람에 대하여 처벌할 수 있는 법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 구체적 의견을 물어보는 설문조항이 담겨있어 주목된다.
그간 의협은 의료인 폭행 방지를 위해 △의료기관 내 폭행 등 강력범죄 근절법안 마련 △의료기관안전기금 신설 △정부의 보안인력 및 보안장비 비용지원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설문을 통해 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실질적 제도적 보완책을 꺼내들 것으로 파악된다. 의협뿐만 아니라 각 학회 및 지역의사회 차원에서도 관련 문제를 심도있게 지적한 바 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의료현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의료인 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정부에 실효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의사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