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킬(Keele) 대학과 쿼드램 연구소(Quadram Institute) 연구팀은 항생제를 사용한 사람은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률이 60%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4일 보도했다.
RA 환자 2만2천677명과 RA가 없는 대조군 9만13명에 관한 '임상사례 연구 데이터링크'(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의 10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적으로 RA 환자는 진단 전 평균 10년 사이에 항생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대조군에 비해 16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항생제에 노출된 시기는 진단 전 1~2년 사이인 경우(80%)가 5~10년 사이인 경우(57%)보다 많았다.
사용한 항생제(페니실린, 마크롤라이드 계, 퀴놀론 계 등)는 모든 종류가 RA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살균성(bactericidal) 항생제가 이러한 연관성이 45%로 정균성(bacteriostatic) 항생제의 31%보다 더 강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항생제 외에 항진균제(27%)와 항바이러스제(19%)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가 사용된 감염 종류별로는 호흡기 감염이 연관성이 가장 강했다. 그중에서도 상기도(URT) 감염이 두드러졌다. 치료받지 않은 상기도 감염의 경우는 이러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 모든 결과는 항생제 사용이 RA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항생제 사용이 문제인지, 아니면 감염이 문제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연구팀을 이끈 킬 대학의 크리스천 몰렌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항생제가 1형(소아) 당뇨병, 자가면역성 간(肝)질환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발표된 일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RA도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이다.
항생제가 RA 위험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장(腸) 세균총(microbiome)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RA 환자들은 장 세균총의 종류가 다른 사람에 비해 덜 다양하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RA 발병기전의 복잡성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과는 달리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가 팔목, 손가락, 발가락, 발목, 무릎 등 신체의 관절이 있는 부위를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의학'(BMC - Medici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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