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말초동맥질환(PAD: peripheral arterial disease) 치료에는 고용량의 스타틴 제제(고지혈증 치료제)를 중단 없이 지속해서 투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말초동맥질환은 주로 팔, 다리 등 신체의 말초 부위로 들어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사지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팔다리 동맥경화'로 팔보다는 주로 다리에 발생한다.
스위스 베른 대학병원의 외른 도프하이데 혈관학 교수 연구팀이 2010~2017년 사이에 입원한 PAD 환자 691명을 대상으로 평균 50개월에 걸쳐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3일 보도했다.
연구 시작 때 이들 중 73%가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었고 50개월 후엔 81%로 늘었다.
연구 기간에 복용하는 스타틴의 용량이 증가했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도 97mg/dL에서 82mg/dL로 낮아졌다.
스타틴은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LDL을 감소시켜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을 낮추어 주는 약이다.
그러나 연구 대상 환자 중 스타틴을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한 사람은 57%에 불과했다. 전체 환자의 3분의 1만이 2016~2017년 사이에 혈중 LDL 수치가 목표치인 70mg/dL 이하로 내려갔다.
연구 기간 중 사망률은 고용량 스타틴을 중단 없이 계속해서 복용한 그룹이 10%로 가장 낮았다. 스타틴을 복용하다 끊은 사람은 33%로 스타틴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사람의 34%와 비슷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중간에 스타틴의 용량을 낮춘 그룹으로 43%였다. 용량을 낮추면 낮아진 LDL 수치가 다시 올라간다.
PAD 환자는 스타틴을 중간에 끊거나 용량을 줄이지 않고 꾸준히 복용해야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이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도프하이데 교수는 설명했다.
스타틴 투여를 뒤늦게 시작했어도 꾸준히 복용만 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PAD 환자는 로수바스타틴 40mg이나 아토르바스타틴 80mg 같은 가능한 한 고용량의 스타틴을 중단 없이 복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도프하이데 교수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 기간에 환자 중 약 2%가 부작용 등으로 스타틴 불내성(intolerance)을 보였는데 이들은 스타틴 외의 다른 고지혈증 치료제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5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PAD는 환자의 약 30%가 걸을 때 다리에 통증과 경련이 나타난다. 또 혈류 순환장애로 다리에 조직이 괴사하는 괴저(gangrene)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연구 결과는 파리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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