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생체 리듬은 '시계 유전자(clock genes)'에 의해 형성된다.
생체 리듬은 수면·영양·호르몬 분비·체온 등 다양한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사람의 면역 기능도 하루 중 어느 시점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시계 유전자가 결여돼 생체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면역 반응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과 감염증 등을 퇴치하는 데 필요한 CD8 T세포(CD8 수용체를 가진 T세포)도 시간대에 따라 기능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캐나다 맥길대의 니콜라스 세르마키안 정신의학과 교수와 몬트리올대의 나탈리 라브레크 의학·미생물학과 교수가 주도했고, 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최근 실렸다.
2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물질(foreign body)에 대한 T세포 반응의 강도가 시간대에 따라 다소 강해지거나 약해진다는 건 이전의 연구에서 입증됐다. 그러나 생체 시계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백신 투여 후 CD8 T세포의 반응 강도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CD8 T세포에 시계 유전자가 없는 생쥐는 아예 생체 리듬이 사라져, 전체 낮 시간대의 면역 반응이 약해졌다.
라브레크 교수는 "하루의 특정 시간대에 T세포가 쉽게 활성화된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라면서 "생체 시계가 T세포 반응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확인함으로써 T세포 반응을 이상적으로 제어하는 절차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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