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日 의료계도 고령화 부작용…"디지털로 극복"
"의사 줄고 간호사 부족, 의료 수요 증가하지만 의료진 공급 감소 이중고"
2023.11.29 10:38 댓글쓰기




제이미 어스카인 영국 알리라헬스 수석컨설턴트(왼쪽 단상)가 28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KHC2023에서 기조발표자로 나서 '유럽 의료 시스템의 미래 및 현재 과제'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기조발표의 좌장은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오른쪽 단상)이 맡았다. 사진 서동준 기자

전 세계 선진국 의료현장이 고령화에 직면했다.


고령 환자는 늘고 고령 의사 은퇴가 이어지면서, 의료진들 부담이 가중되고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이에 각국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모두 현안을 타개할 핵심 방안으로 ‘디지털화’를 지목했다.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28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제14회 Korea Healthcare Congres(KHC 2023)’에서 영국, 싱가포르, 일본 등 각국 전문가가 ‘초연결 사회에서의 병원 경영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발표에 나섰다.


첫 번째 발표자인 제이미 어스카인 영국 알리라헬스 수석컨설턴트는 현 유럽 보건시스템 문제를 전했다.


어스카인 수석컨설턴트에 따르면, 영국은 2050년 인구 40%가 60세 이상으로 채워지며, 65세 이상 중 80%가 만성질환을 겪으며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의료 공급은 감소하고 있다. 영국은 현재 간호사 4만명이 부족한 상황이고, 독일은 보건의료계 공석이 3만5000개에 달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역시 의사 수가 줄고 있다.


어스카인 수석컨설턴트는 “유럽 보건의료는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유럽연합(EU) GDP의 4%에 육박한다. 인적자원 비용도 상당하고 젊은층 자살률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화는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인공지능(AI)을 통해 환자들 대기 시간을 줄이며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스카인 수석컨설턴트는 현재 유럽에서 도입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는 집에서 신장투석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특히 벨기에는 12개의 시범사업에 35개병원, 1300여 명의 환자가 참여하고 있는데, 환자 만족도가 99.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불면증 관련 디지털 치료기, 웨어러블 당뇨병 관리 기기 등을 소개하며 “환자들 병원 방문이 줄면서 의료진 업무 및 환자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라고 강조했다.


"원격의료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화 통해 고령 환자 진료 보조"


일본 시게오 호리에 준텐도의과대학원 디지털치료학과 교수 겸 학장도 디지털 기술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리에 학장은 “일본 역시 노년 인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고령 환자를 도울 젊은이들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격의료,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화를 통해 고령 환자 진료를 보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의료정보 통합 및 관리 중요성도 언급했다. 호리에 학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 ‘마이넘버(My number)’ 서비스를 최근 도입하고 의료정보, 연금정보 등 다양한 국민 개인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했다.


호리에 학장은 “기존에는 의료정보가 문서상태로 여기저기에 흩어져 저장되고 표준화도 돼 있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어렵다. 마이넘버 서비스를 통해 건강기록이 통합돼 서로 교환할 수 있는 형태로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서도 의료 디지털 헬스애 대해 의사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할 것으로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디지털 헬스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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