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직전 단계인 과체중이 건강을 넘어 수명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비단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다수 연구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마야 마투르 미국 스탠퍼드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국 일차진료 의사 중 90%가 과체중이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과체중은 사망 위험과 연관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마투르 교수는 미국 내 일차진료 의사 192명을 대상으로 과체중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미국에서 과체중은 체질량지수(BMI) 25~29.9일 때다.
그 결과, 전체의 90%인 172명은 과체중이 전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답했다. 18명(9%)은 영향이 없다고 답했고, 나머지 2명(1%)은 반대로 사망 위험을 낮춘다고 봤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과체중이 사망 위험을 2배 이상 증가시킨다고 답했으며, 평균적으로 59% 높이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마투르 교수는 “지금까지 다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체중과 사망 위험 연관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지난 2013년 총 280만명을 대상으로 한 100개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과체중이 사망 위험을 오히려 약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지난 2016년 약 240개 과체중 관련 연구결과를 종합한 결과에서도 과체중과 사망률 사이 연관성은 미미했다.
"임상지침에서 과체중과 비만, 분명히 구분하지 않기 때문"
마투르 교수는 이처럼 입증된 사실과 의사들 인식 차이는 여러 문헌과 임상지침에서 과체중과 비만을 분명히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예를 들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지침조차 과체중과 비만을 하나로 묶어서 모두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언급했으며 다른 일부 임상지침에서도 ‘BMI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BMI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뇌졸중,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뭉뚱그려 전체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과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투르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도 입증된 사실과는 다른 얘기들이 전달되고 있을 것”이라며 “과체중 위험을 과장하면 오히려 그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