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보건소장 40% 불과···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 임용론
한의협, 치협·간협과 협조 방안 모색···'비의료인 공무원보다 전문성 높다'
2021.10.01 05:4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사 보건소장 비율이 전체 40%에 그치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를 중심으로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보건소장을 적극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불씨를 다시 피우고 있다.
 
나머지 60% 중 대부분은 비의료인인 공무원이다. 다년 간 보건업무를 수행했어도 질병 예방과 진료가 주된 업무인 기관의 장에는 의료인이 보다 적합하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30일 한의협에 따르면 집행부는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간호사협회 등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요 단체들의 중지를 모으겠다는 움직임으로도 보인다.
 
한의협 관계자는 “보건소의 주요 역할인 질병예방이나 건강증진은 의학적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데, 전문가인 의료인보다 비의료인 공무원의 임용이 우선시 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인인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의 보건소장 우선 임용을 허용하는 법안은 각 관련단체가 오랫동안 동감하고 사안”이라며 “최근 이러한 상황을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적극적으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2020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보건소장 중 의사 비율은 2017년 42%, 2018년 38%, 2019년 40% 등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다. 코로나19 사태 중 지방의료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와중에, 지역 편중 현상에 대한 지적까지 부각된다.
 
실제 경기 지역으로만 넘어 가도 구인난이 극심하다. 포천시는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세 차례에 걸쳐 공고를 냈지만 단 한 명의 의사도 지원하지 않았다. 의사면허 자격을 필수조건으로 내건 양평군도 두 차례 공고에서 지원자를 받지 못했다가 지난달 간신히 지원서를 접수했다. 
 
지방의 경우 ‘불모지’에 가깝다. 2019년 기준 주요 지역별 의사 출신 보건소장은 강원 1명, 세종 4명, 충북 0명, 충남 2명, 전북 5명, 전남 2명, 경북 3명, 경남 9명, 제주 1명 등이다. 최근 보건소장 임용시험 공고를 낸 전남 해남군은 의사 소장이 역임한 적이 아예 없다.
 
물론 의료계에서는 앞서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가 수차례 이어졌다. 이에 2015년 지역보건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약사, 간호사, 한의사 등으로 임용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5년 이상 근무한 관련 직렬의 공무원’이란 단서조항이 붙었다. 비의사인 의료인이 소장직을 맡기 위해선 여전히 추가적인 자격요건이 필요한 것이다.
 
논란이 지속되던 중 유관기관의 움직임이 없던 것은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보건소장 임용 시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했으며, 국회 역시 2013년과 2014년 국정감사를 통해 보건소장 임용기준을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2019년 법제처는 ‘보건소장 임용자격을 의사면허 소지자로 제한’ 하는 현행 규정을 반드시 정비해야 할 불합리한 차별법령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결국 법 개정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일선 보건소는 의사 자격증을 갖춘 지원자를 선발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지역보건법 시행령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보건소장을 임용한다’고 명시하며 의사를 우선적으로 임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법 개정이 추진된다고 해도 의료계 반발이란 난관이 예상된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보건소장의 업무 특성상 의사를 우선적으로 임용하는 것은 특정 직종에 혜택을 주기 위한 게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에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보건복지부도 "보건소에 대한 국민 신뢰를 고려한 조항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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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찬성 10.01 15:08
    한의사협회의 주장 적극 찬성 합니다

    법개정이 빨리 추진되어지길 바랍니다
  • 선출직? 10.01 13:39
    ..
  • 시민 10.01 09:23
    보건소장을 의사만 해야 할 이유가 없음. 오히려 의료기관 감독을 해야 할 보건소장이 직무를 해태할 가능성이 훨씬 높음. 의사 우선 임용 규정은 특권 조항이므로 당장 폐기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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