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합의한 간호법조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게 어떻게 날치기인가? 의사와 간호조무사단체는 간호법에 대한 가짜뉴스와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
12일 제51회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 운집한 전국 간호사와 간호대학생 5000여 명은 한목소리로 의사와 간호조무사단체를 규탄하며 국회에는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이날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 ▲간호사 1인 당 적정환자 수 제한 ▲의대정원 확대와 업무 범위 명확화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국제간호사의 날은 국제간호협의회(ICN)가 1972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나이팅게일이 태어난 5월 12일을 기념일로 제정했다.
국제간호협의회는 매년 국제간호사의 날마다 세계 간호사들이 함께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국제간호협의회가 내놓은 국제간호사의 날 주제는 ‘△간호사,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라 △글로벌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간호에 투자하라’다. 대한간호협회도 국제간호협의회의 주제에 맞춰 3대 요구안을 책정했다.
신경림 회장은 “간호법이 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지만 의사단체와 간호조무사단체는 더불어민주당의 폭거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간호법은 여야 모두 약속했고, 조정안이 마련됐다”며 “이처럼 여야가 합의한 간호법 조정안을 두고 졸속 날치기 통과됐다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의 주장은 억지”라고 덧붙였다.
보건노조와 간호대학생들도 간호법 제정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간호법 제정,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제도화 등 처우 개선과 이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간호인력 부족 문제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KNA차세대간호리더연합 임정규 전남대표는 “국회는 편협한 정치논리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민생법안인 간호법을 하루 빨리 본회의에서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제51회 국제간호사의 날을 기념해 전 세계 간호 리더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엘리자베스 아이로 간호정책관은 영상을 통해 “한국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간호법 제정을 위한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반드시 간호법이 제정되길 기원한다”고 힘을 실었다.
국제간호협의회 파멜라 시프리아노 회장은 “대한간호협회의 간호법 제정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국제간호협의회는 간호법 제정을 지지하며, 전 세계 간호사가 함께한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국제간호협의회 하워드 캐튼 최고경영자도 “간호법 제정은 선진적이고, 발전적이며 미래를 위한 것으로 간호사의 권리와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워드 캐튼 CEO는 축사 영상에 ‘간호법 제정’ 티셔츠를 입고 나와 결의대회 현장에 참석한 이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풍물패 공연 등 문화 공연을 비롯해 간호법 제정 및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필요성에 대한 현장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후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와 간호대학생 5000여명은 동화면세점에서 숭례문을 거쳐 서울역 광장까지 약 2.5km 구간의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결의문을 시민들에게 배포하며 간호법의 필요성을 알렸다.
또한 간호법 제정, 간호사 1인당 적정환자수 배치, 불법진료(의료) 근절 등이 새겨진 마스크를 쓴 채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간호법 제정’ 등 준비된 구호를 외치며 막대풍선과 피켓을 흔들며 이동했다.
도심 행진을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헌신한 간호사들에게 감사하는 뜻을 담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